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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급 아이들은 천사들입니다. 장애아들은 발전이 조금 더딜 뿐 정상아들과 똑같습니다. 비장애인들이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난 11월 10일 한국교육삼락회 총연합회가 주최한 제5회 한국사도대상 시상식에서 사도상을 수상한 나주초 기미현 선생님은 특수교사 경력 13년차의 베테랑이다.

▲ 제5회 한국사도대상 사도상을 수상한 기미현 나주초등학교 선생님
ⓒ 김두헌
광주교대 9회 출신의 기미현 선생님이 특수교육쪽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절친한 친구의 권유 때문이었다. 현재 광주상무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인 이경희 선생님의 헌신적인 교육자로서의 자세에 감명을 받아 특수교육에 발을 내딛은 것.

"정말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이경희 선생님입니다. 그 선생님은 중증 학습 장애 학생들만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간청을 할 정도로 열심이셨어요. 이경희 선생님이 헌신적으로 장애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고 또 이 선생님의 권유도 있었습니다."

기 선생님은 "특수학급 교사 자격증은 일반 교사 자격증보다 한 단계 높다고 생각한다"며 "도저히 학습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학생들이 영어단어를 외우는 등 변화하는 걸 보면서 제 자신도 학생들에게 큰 감명을 받는다"고 말했다.

말 못하던 병민군, 특정물건 집착 경민군... 증상 사라져

기 선생님에 따르면 나주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정병민 군은 자폐증세가 심해 전혀 말도 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학생들이 들릴 만큼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은 물론 영어, 한문, 컴퓨터, 곱셈, 나눗셈까지도 가능할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것.

나주중학교에 재학 중인 이경민 군은 특정물건에 집착하는 증후군을 보였다. 특히 전구에 애착이 심했는데 학교의 전구라는 전구는 모조리 빼버려, 기미현 선생님을 곤혹스럽게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교실을 짓는 걸 보고서도 경민이는 "선생님, 교실 지어요? 바이오선라이트 전구 달려고 학교 지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증세가 심했는데 기 선생님의 헌신적인 지도를 통해 구구법과 책까지 읽게 된 후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13년여 년 동안이나 특수교육에 종사한 기 선생님에게 승진기회는 없었을까? 특히, 특수교육을 승진을 위한 방편으로 생각하는 일부 선생님들도 계시는데, 기 선생님이라고 그런 유혹에서 초연할 수 있었을까?

"저는 승진보다 현장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승진기회가 없었겠습니까? 선배들이나 열심히 하고 있는 후배들이 계셔서 양보하고 또 양보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호호호..."

기 선생님은 "장애아들에 대한 이해와 투자의 정도가 선진국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우리나라도 정말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교사들에 대한 인격적인 지원이 최선이고 지원은 그 다음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 선생님은 "지금은 이 학생들이 부모가 있어 이렇게라도 생활이 가능하지만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면 누가 이들을 책임질 수 있겠냐"면서 "장애학생들이 성장해 홀로서기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직업훈련에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8년 특수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94년부터 특수학급을 담당한 기 선생님은 어려운 학생들의 학용품을 대신 준비하고, 학생들의 청결을 위해 씻기 및 이발을 시키는 등 극진한 보살핌으로 주위의 칭송을 받아왔다.

또한 장애 학생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학습과 장애극복 등반대회, 비장애인과 어울리기 행사 등을 개최해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들간의 벽을 좁히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한국사도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사도대상이란?

한국사도대상은 토직교원단체인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가 해마다 초등 부문, 중등 부문 각 1명에게 주는 상으로 한국사도대상, 한국사도상, 삼락봉사상 등으로 이뤄진다. 삼락봉사상은 2004년 처음 만들어졌다.
전남걸스카우트 청소년지도사로 27년을 근무하기도 한 기 선생님은 '"7남매의 큰 딸이자 9남매의 맏며느리인 자신은 봉사와 희생이 천직"이라며 "정년을 6년여 앞두었지만 퇴임하는 날까지 장애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장애학생들에 대한 주위의 편견이 안타깝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얘들은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져 발전이 더딜 뿐이지 비장애아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제 책상 위에 돈을 1년 내내 올려놓아도 가져가는 학생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을, 하나님이 제게 내려 보낸 천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희망교육21'(www.ihope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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