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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3호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국보 제13호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 김성후
아미타불이 계신 공간이 서방 극락정토이니 그 공간을 상징하는 건물에 극락전(極樂殿)이라는 이름은 당연할 것입니다. 아미타불은 무한한 빛이란 뜻의 아미타바(Amitabha) 또는 무한한 생명이란 뜻의 아미타유스(Amitayus)이므로 그 뜻을 한자로 옮기면 무량광불과 무량수불이 됩니다. 그래서 그 이름과 뜻에 따라 건물의 이름을 미타전이나 무량수전이라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극락전 내부를 보면 보통 중앙에는 아미타불을 모시고 그 좌우로 자비로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과 중생에게 지혜와 광명의 빛을 비추어주는 대세지보살을 모십니다. 대세지보살 대신 지옥에서 하늘나라까지 모든 중생을 교화하는 지장보살을 모시기도 합니다. 후불탱화로는 극락정토를 묘사한 극락회상도나 극락구품탱화, 아미타탱화 등을 주로 걸어둡니다.

약사전/유리보전

아미타불이 서쪽의 극락정토를 관장하고 있다면 약사여래는 동쪽의 정유리광(淨琉璃光) 세계를 주재하고 계십니다. 약사유리광여래(藥師瑠璃光如來)를 줄여 약사여래, 약사불 또는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 부르는데 이 부처는 우리들의 병을 없애주는 부처입니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고, 무지(無知) 때문에 깨달지 못하는 고통 속에 헤매는 병 속에서 헤매는 중생을 불쌍히 여겨 그 고통과 병을 없애주려는 부처입니다.

약사여래도 아미타불처럼 전생에 12가지의 원(願)을 세워 수행한 결과 부처가 되었다고 합니다. 12가지의 원을 요약해 보면 모든 중생이 부처의 바른 가르침을 따르도록 하고, 그들에게 두루 광명을 비추고, 불구자를 모두 정상인이 되게 하며, 몸과 마음이 편안하여 위없는 깨달음을 얻게 하고, 배고픔을 없애주고, 나쁜 왕이나 강도 등으로부터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겠다는 등이 있습니다.

약사여래가 계신 건물이니 그 이름을 따서 약사전이라고 부르며 동쪽의 정유리광 세계를 상징하므로 유리보전(琉璃寶殿)이라고 합니다. 약사전에는 약사여래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태양처럼 빛나는 지혜를 갖추고 중생을 교화하는 일광보살이, 오른쪽에는 달처럼 청정한 모습을 갖추고 중생을 교화하는 월광보살을 주로 모시며 후불탱화로는 보통 동방약사 유리광회상도를 걸어둡니다.

미륵전/용화전/자씨전

이 건물은 56억 년이 지난 다음 이 땅에 태어나 부처가 될 존재인 미륵불(彌勒佛)을 모시고 있는 건물입니다. 미륵은 아일다(Ajita, 阿逸多)라는 브라만의 아들로써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을 하였으며, 석가모니로부터 미래에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은 뒤 도솔천(兜率天)이라는 하늘나라에 태어나서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생보처보살이란 한 번의 생만 지나고 나면 다음 생에 부처가 되는 보살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미륵은 한편으로 보살이요 또 한편으로 부처가 되는 특이한 존재입니다.

국보 제62호 전북 김제 금산사 미륵전
국보 제62호 전북 김제 금산사 미륵전 ⓒ 김성후
도솔천이라는 하늘나라는 일생보처보살이 머무는 상징성이 있는데 왜냐하면 석가모니도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도솔천 내원궁에 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런 도솔천에 태어나고자 하는 믿음을 가지면 이를 미륵상생(上生)신앙이라 하고 미륵이 이 땅에 태어나 교화를 펼쳐주길 믿으면 미륵하생(下生)신앙이라고 합니다. 미륵하생신앙은 간혹 혹세무민(惑世誣民)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후삼국시대의 궁예가 그 대표적 인물로 스스로 미륵의 화신이라고 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바로 미래에 태어나는 미륵은 민중들에게 희망과 구원 그리고 메시아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미륵이 머무는 건물이라서 미륵전이라는 이름이 있으며, 미륵이 미래에 이 땅에 내려와 용화수(龍華樹)라는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가르침을 펼치기 때문에 펼치므로 용화전(龍華殿)이라고 합니다. 간혹 미륵을 중생을 아주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한다는 뜻으로 자씨(慈氏)라고 부르기 때문에 자씨전이라고도 합니다. 미륵전에 걸리는 후불탱화는 보통 미륵불이 용화수 아래에서 설법하여 중생들을 극락으로 이끌어주는 장면을 묘사한 용화회상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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