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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달을 만들었는가>
<누가 달을 만들었는가> ⓒ 말글빛냄
맑은 날 밤에 하늘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이다. 달은 아주 오래 전부터 밤하늘에 떠있었기 때문에 인간에게 많은 상상을 가져다주었다. 달에는 계수나무와 함께 토끼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하는 늑대인간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수많은 공상과학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것이 바로 달이다. 달에 대한 이런 상상 때문인지 '인간은 달에 가본 적이 없다'라는 일종의 음모설이 인터넷을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인간은 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달의 나이가 46억년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일반대중에게 달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달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이유로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는지 등은 아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다.

윈스턴 처칠은 달을 가리켜서 "달은 수수께끼 속에서 또 하나의 신비에 싸인 수수께끼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어윈 샤피로는 "달에 관한 가장 훌륭한 설명은 관측오류라는 점이다. 달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했다. 도대체 달의 어떤 면이 수수께끼일까?

달과 태양이 같은 크기로 보이는 이유는?

첫째로 간단한 숫자놀이를 해보자. 복잡한 수학이 아니라 달과 지구, 태양에 관한 몇 가지 수치들을 비교하는 것이다. 태양은 달보다 400배 크다. 그리고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00배이다.

지구에서 볼 때, 달과 태양이 같은 크기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이 가능한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유명한 과학자이자 과학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 현상을 가리켜서 '가장 믿기 어려운 우연'이라 표현했다.

재미있는 수치는 또 있다. 달은 하루에 400km를 회전한다. 지구는 하루에 40000km를 회전한다. 달보다 100배 많이 회전하는 것이다.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는 언제나 달의 한쪽면만 볼 수 있다.

또 달의 둘레에 지구의 둘레를 곱하고, 그 결과를 100으로 나누면 태양의 둘레가 나온다. 1년 동안 지구는 약 366회 자전하는데, 지구 크기 대 달 크기를 백분율로 표시하면 366%가 된다. 그리고 10000 지구일 동안 달은 지구를 366회 공전한다. 꽤나 재미있는 숫자 관계다.

달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둘째로 달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음모설 중에서 '인간은 달에 가본 적이 없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은 조작된 것이고 인간은 한번도 달에 발을 디딘 적이 없다, 라는 이야기다. 워낙 진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미국의 폭스 TV에서는 2001년 2월에 <우리는 정말 달에 착륙한 것일까?>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 문제에 관한 공방전은 꽤나 흥미진진하지만 일단 인간이 달에 갔었다고 가정하자. 1969년 아폴로 12호는 달착륙 작전을 마친 후에 달 착륙선을 달 표면에 충돌시켰다. 충돌 시에 나타나는 진동을 분석해서 달의 내부를 알아보기 위한 의도였다. 이 충돌을 관측한 과학자들은 말한다.

"달은 마치 종처럼 울렸다."

이 진동효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달의 속이 텅 비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 NASA 우주생물학 연구소의 연구 총괄책임자인 솔로몬 박사는 "달의 내부가 비어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을 했다. 유명한 칼 세이건 박사는 "천연 위성의 내부는 비어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달은 천연 위성이 아니란 말인가?

이상한 점은 또 있다. 달과 지구는 기원이 같다. 하지만 달은 지구의 위성이 되기에는 너무 크다. 달은 태양계 전체에서 5번째로 크다. 하지만 크기에 비해서 무게는 형편없다. 달은 지구보다 약 1/3 작지만, 질량은 지구의 1/81에 불과하다.

셋째로 달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공전한다. 하지만 똑바로 서서 공전하는 것이 아니라, 약 22.5도 기울어져서 공전한다. 이 기울기 때문에 지구 표면 대부분은 1년 내내 고르게 온기를 나누어 받을 수 있다. 지구가 똑바로 서서 태양의 주위를 돈다면 지구의 환경은 혹서와 혹한으로 2등분 된다. 간단하게 말해서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울기는 달에 의해서 유지된다. 달은 거대한 지구안전장치인 셈이다.

미국 메인 대학교의 천문학 교수 코민스는 달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 글을 쓴 바 있다. 코민스는 달이 없다면 지구의 자전속도가 빨라져서 하루가 8시간이 되고 복잡한 생명체는 탄생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달이 없다면 인간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정말 누가 달으 만들었을까?

크리스토퍼 나이트와 앨런 버틀러가 함께 쓴 책 <누가 달을 만들었는가>는 달에 관한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저자는 많은 자료와 각종 수치를 동원해서 달에 관한 이상한 점들을 조목조목 짚어가고 있다. 위에서 말한 이런 이상한 점들은 사실 어떻게 보면 우연의 일치로 보고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저자는 '이렇게 이상한 면에는 뭔가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달에 관한 이상한 점, 고대의 거석기하학, 외계 생명과 접촉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 생물진화학에 관한 이야기를 거쳐서 이들은 결론에 도달한다. 달은 인공물이다. 그렇다면 누가 왜 달을 만들었을까?

어찌 보면 이 책의 내용은 신비고고학자라고 불리는 그레이엄 핸콕의 <창세의 수호신> <신의 지문>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누가 달을 만들었는가>에서는 초고대문명보다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인간의 노력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공간 자체가 어찌 보면 거대한 수수께끼나 마찬가지다. 저자의 결론을 어떻게 받아들이건, 이 책을 읽다보면 달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달에 관해서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많은 사실들도 함께 알게 된다. 또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한다. 정말 누가 달을 만들었을까?

덧붙이는 글 | 크리스토퍼 나이트, 앨런 버틀러 공저 / 채은진 옮김. 말글빛냄 펴냄.


누가 달을 만들었는가

크리스토퍼 나이트 외 지음, 채은진 옮김, 말글빛냄(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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