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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데뷔한 아이돌은 당시 17세과 16세의 10대들로 구성되었다. 타이틀곡 '바우와우'로 큰 인기를 얻었다.
96년 데뷔한 아이돌은 당시 17세과 16세의 10대들로 구성되었다. 타이틀곡 '바우와우'로 큰 인기를 얻었다. ⓒ 아이돌 팬클럽 화면 캡처
"수능 시험장에서 긴장을 풀려고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었어요. 들었던 음악은 당시 유행하던 '아이돌'의 '바우와우' 였습니다. 아무생각 없이 음악을 들었죠. 그러나 언어영역 듣기평가가 시작되고 집중하며 문제를 풀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바우와우 하고 싶은 것들 모두 내 마음대로야' 이 노래말이 계속 귓가에 맴도는 거에요. 정말 미칠 지경이었죠."

96년에 수능을 본 양형석(28)씨는 아직도 아이돌의 '바우와우' 얘기만 나오면 치를 떤다. 귓가에 맴도는 '바우와우' 때문에 언어영역은 물론 이후 시험에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수학문제를 풀면서도 무의식중에 '바우와우'를 흥얼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의 한숨을 쉬었다고 회상한다.

"특히 중독성이 있는 후렴구가 있는 노래를 조심해야 해요. 계속 귓가에 맴돌거든요" 라며 위험성 있는 최신 곡으로 동방신기의 '오정반합'과 바이브의 '술이야'를 꼽았다.

"'오정반합'은 '오~ 오오오오~'하는 후렴구가 정말 중독성 있더라고요. 그리고 '술이야'는 '만날 술이야' 하는 부분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라며 이 두 노래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지난 수능시험에서는 한 수험생이 mp3 플레이어를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시험 무효 처리 된 적이 있다. 음악은 수능의 적이다. 반드시 시험 3일전부터는 음악 듣는 것을 삼가야 할 필요가 있다.

[방해요소 2 - 잠] 밤새지 마란 말이야

"제가 수능을 본 98년 11월 17일 새벽에는 200년만에 가장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지상 최대의 우주쇼가 있었어요. 컨디션 조절하려고 일찍 자려 했지만, 긴장 돼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결국 새벽 4시까지 유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잠을 제대로 못 자 시험 때 곤욕을 치렀어요."

98년에 수능을 본 윤종승(27)씨는 잠이 최대의 적이었다. 긴장된 마음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였고, 시험 때는 졸음과 싸워야 했다.

"수능시험은 점심식사까지 하고 오후 늦게까지 시험을 보기 때문에 간혹 졸음이 최대의 적이 될 수 있어요"라며 "잠이 오지 않더라도 밤 12시 이전에는 잘 것을 권합니다. 따뜻한 우유를 먹고 안대를 활용하는 것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라고 조언했다.

식사한 뒤에 보는 3, 4교시는 그야말로 졸음과의 싸움이다. 반드시 쉬는 시간마다 바람을 쏘여서 정신을 맑게 해야 한다. 쉬는 시간 급한 마음에 책을 펼치기보다는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훨씬 좋다.

기자는 허벅지를 꼬집거나 머리털을 뽑는 고전적인 자학행위를 유용하게 사용해 몰려오는 졸음을 쫓을 수 있었다.

[방해요소 3 - 밥] 아침밥? 먹던 사람만 먹자

"평소에는 아침밥을 먹지 않았는데, 수능 날에 아침은 꼭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밥을 먹었어요. 근데 평소 먹지 않던 밥을 먹으니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살살 아픈 거예요. 긴장해서 그런지 더 아프더라고요. 결국 언어영역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식은땀 줄줄 흘리며 풀었답니다."

한양대 의대에 재학 중인 안형수(21)씨는 2003년 수능을 볼 때 밥이 '왠수'였다. '아침밥을 먹으면 뇌의 회전이 빨라지기 때문에 꼭 먹어야 한다'는 말만 믿고 평소 먹지 않던 아침밥을 먹었던 것이 화가 됐다.

"평소 식습관 대로 먹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평소에 아침을 먹지 않았으면 먹지 말고, 점심도 평소 먹던 대로 먹는 거죠. 수능 때라고 특별한 음식을 먹거나 안 먹던 음식을 먹으면, 몸이 긴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쉽게 탈이 나요"라고 수험생들에게 당부했다.

음료에 대한 조언도 빠지지 않았다. "보통 보온병에 차나 커피를 싸와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마시고 반드시 시험 직전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 시험 보는 중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정말 힘들어진다"라고 말했다.

[방해요소 4 - 앞사람] 다리떨기 신공을 조심하라

다리를 떠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신고하자.
다리를 떠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신고하자. ⓒ 김귀현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데, 앞사람이 신나게 다리를 떨고 있는 거예요.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지고 계속 신경이 쓰였죠. 하지만 문제 푸는데 바빠 그저 바라만 보았고 계속 집중력은 떨어져 제대로 문제를 풀지 못했어요."

국민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인 이지영(22)씨는 수능시험 볼 때 앞에 앉았던 이름 모를 그 사람을 아직도 원망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다리를 떨어서 이씨의 집중력을 분산 시켰기 때문이다.

"수능을 볼 때는 긴장이 많이 되요. 그래서 다리를 떠는 사람이 있어도 제대로 불만 제기를 하기가 어렵죠. 보통 자기 문제 푸는데 바빠 제대로 말을 못하고 넘어가곤 해요"라며 "그때는 반드시 감독관님께 손을 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 중요해요. 감독관님께 말씀 드려서 그 사람에게 주의를 주게 하는 거죠"라고 조언했다.

"다리 떨기 이외에도 주변 사람이 시험 방해를 주는 행위를 한다면 주저 말고 감독관님께 말씀 드려야 해요. 그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죠"라며 수험생의 적극적인 자세를 당부했다.

시험장에서는 이것 말고도 수많은 방해요소들이 수험생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해요소를 물리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당당함과 자신감이다. 수험생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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