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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보수개혁을 표방하고 나선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목사)은 9일 창립 1주년 기념대회와 전국대의원총회를 열어 이석연 변호사를 새로운 상임대표로 선출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정치권, 특히 밀착의혹을 받았던 한나라당과는 분명한 선을 긋겠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기념식에는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이 상임대표의 '취임 일성'을 무색케 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뉴라이트 1주년 기념식은 길놀이패와 비보이(B-BOY), 타악공연단 연주 등 사전행사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 사이 행사장에는 강재섭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속속 도착해 귀빈석을 채웠다.

박근혜·손학규에 환호... 한나라당 전당대회?

뉴라이트 회원들의 환호가 절정에 달한 것은 내외빈 소개 때 박근혜 전 대표 이름이 울려 퍼지면서. 사회자가 박 전 대표를 소개하자 기념식장인 장충체육관은 박수소리와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손학규 전 지사가 소개될 때도 함성은 이어졌다. 마치 한나라당의 '소규모 전당대회'를 보는 듯 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강 대표 외에도 이재오, 권영세, 전여옥 최고위원, 황우여 사무총장 등 당지도부는 물론 박진, 이계경, 나경원, 곽성문, 엄호성, 유정복, 이혜훈, 박재환 등 국회의원들도 자리를 나란히 했다.

▲ 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 1주년 기념대회 및 전국대의원 총회'에서 김진홍 상임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내년 대선을 겨냥한 구호도 '보수'를 자임하는 한나라당을 간접 지원하는 듯한 분위기를 끌어냈다. 이날 무대 양쪽에는 '선진통일한국건설', '남한북한정권교체'라는 구호가 나붙었다. 기념사와 축사를 한 참가자들도 '정권 교체' 주장을 빠뜨리지 않았다.

김진홍 뉴라이트 상임의장은 개회사에서 "선진통일한국을 건설하는 것이 뉴라이트의 장기적 목표라면, 내년 대선에서 기필코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게 단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의장은 또 "2007년 12월 정권 교체를 한 뒤 우리가 선의로 지원해 준 달러를 가지고 미사일과 핵을 만드는 북한정권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산(대각사 주지) 불교뉴라이트 창립위원도 "뉴라이트가 모인 것도 실은 정권을 바꾸자는 운동"이라며 "좌경세력의 시대착오적 운동을 막자"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뉴라이트에 '러브콜'

한나라당 지도부도 뉴라이트와 '한몸'임을 강조하며 회원들의 마음 얻기에 열을 올렸다. 축사에 나선 강재섭 대표는 "뉴라이트는 1년 전 깨끗하고 합리적이고 따뜻한 보수우익 기치를 올리고 출범했다"며 "저와 한나라당과 생각이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보수우익이라) 계단을 올라올 때도 오른쪽으로 올라왔다"고 농담한 뒤 "한나라당과 (뉴라이트가) 힘을 합쳐 정권교체하는 날까지 열심히 활동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앞으로 여러분의 1년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1년이 돼야 한다"며 "한숨과 탄식이 일상이 돼버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데 (뉴라이트가) 앞장서자"고 말해 든든한 후원세력이 돼 줄 것을 요청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역시 "(뉴라이트가) 지난 1년간 한나라당을 앞에서 이끌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 대표와 박 전 대표, 손 전 도지사의 연설이 끝날 때마다 뉴라이트 회원들은 터질 듯한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했다.

▲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 1주년 기념대회 및 전국대의원 총회'가 열리는 장충체육관에 '좌파정권 교체하자'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라이트전국연합 전국대의원 총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이석연 변호사가 수락연설을 통해 '밀착의혹을 받았던 한나라당과는 분명한 선을 긋겠다'고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석연 "한나라당과 선 긋겠다"... 박 전 대표 향한 환호성은?

하지만 대회 끝에 신임 상임대표로 선출된 이석연 변호사는 회원들의 이런 기대(?)와 달리 한나라당과 '다른 길'을 선언하고 나서 정체성을 헛갈리게 만들었다. 한나라당을 향한 환호를 일순간에 싸늘하게 만들어버린 셈이다.

이 변호사는 수락 연설에서 "뉴라이트운동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국민 속으로 파고드는 국민 브나로드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권, 특히 밀착의혹을 받았던 한나라당과는 분명한 선을 긋고 생활정치 운동으로서 새로운 유형의 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의 목적과 활동이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 연설이었다.

한나라당 참석자들은 축사가 끝나자 대부분 자리를 떴다. 이 변호사의 '선 긋기' 발언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의 모두 돌아가고 난 뒤에서야 이뤄진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 1주년 기념대회 및 전국대의원 총회'에는 한나라당에서 강재섭 대표,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서 최고위원들과 의원들까지 대거로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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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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