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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지역에는 현재 쇠기러기와 가창오리 등 35만여마리의 겨울철새가 날아와 있다
천수만지역에는 현재 쇠기러기와 가창오리 등 35만여마리의 겨울철새가 날아와 있다 ⓒ 안서순
새들이 난다. 그것도 한꺼번에 수천, 수만마리가 하늘을 뒤덮을 듯 새까맣게 날아오른다. 그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하다.

늦가을 저녁, 기러기 수십 마리가 검지와 장지를 펼친 모양으로 날아가도 한참을 바라보는데 수만 마리의 새가 떼를 지어 원을 그리듯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풍경'을 지치도록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일원과 바다처럼 드넓은 4000여만 평의 천수만간척지다. 이곳에는 해마다 300여종, 40여만 마리의 겨울철새가 날아들어 전국제일의 겨울철새 도래지로 이름이 높다.

27일 '2006서산천수만세계철새기행전'이 막을 올렸다. 이 철새기행전은 오는 12월4일까지 39일 동안 계속된다. 지금 천수만 일대에는 가창오리 20여만 마리, 쇠기러기 등 기러기류 5만여 마리와 흰뺨오리, 노랑부리 저어새, 청둥오리 등을 포함 35만여 마리가 날아와 있다.

철새의 수는 날마다 늘어 11월 중순께면 40~50여만 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새 기행전 위원회의 맹정호 사무국장은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겨울철새들이 빨리 오고 더 많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2006 서산천수만세계철새기행전의 주제새인 황조롱이
2006 서산천수만세계철새기행전의 주제새인 황조롱이 ⓒ 안서순
천수만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는 매립지 한켠에 마련된 '서산천수만 생태관'은 작은 철새 박물관이다. 이 생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철새기행전의 주제 새(鳥)인 황조롱이관과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는 천수만지역에 자생하거나 철따라 찾아오는 '수리부엉이',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흰꼬리 수리, 물수리' 등 모두 11종류의 맹금류가 모아져 있다.

주제 새인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323-8호)로 매목 매과 분류되며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사는 텃새다. 황조롱이관을 지나면 '새소리 영상관'이 나온다. 이 곳에선 철새 30종에 대한 설명과 대표 철새 10종에 대한 동영상,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철새 영상관에서는 천수만 맹금류에 대한 대형 영상물이 상영되고 천수만 철새관에서는 천수만에 날아오는 챌새의 박재와 실시간 영상물이 마련되어 있다. 철새 기행전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철새들의 서식지를 직접 둘러보는 '철새탐조기행'. 탐조차량을 이용, 바다같이 드넓은 간척지와 간월호 주위를 돌며 '철새탐조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보면 적게는 수백 마리에서 많게는 수만 마리에 이르는 철새가 떼를 지어 앉아 있다가 요란한 날갯짓과 울음소리를 내며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탐조대는 포인트탐조대에 해미천 하류 2개소, 와룡천 하류에 1개소, 제방에 1개소 등 4개가 설치되어 있고 행사장 도로 주변에 설치된 무논탐조대가 있다.

생태관 앞에 세워져 있는 솟대
생태관 앞에 세워져 있는 솟대 ⓒ 안서순
탐족객들은 그곳에 설치된 망원경과 쌍안경을 이용해 알록달록 깃털과 물위를 미끄러지듯 돌아다니며 먹이사냥을 하는 새들을 볼 수 있다. 이때 탐조객들은 함부로 소리를 지르거나 짚풀을 엮어 만든 탐조대를 벗어나면 안 된다. 철새가 놀라기 때문이다. 철새는 주변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해 잘 놀라며 위험하다고 여기면 서식지를 옮긴다고 한다.

전문탐조객들을 위한 '생물다양성관리지역' 탐사도 마련되어 있다. 천수만 철새 기행전 위원회는 철새들의 서식환경보호를 위해 철새가 날아드는 간척지와 간월호에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탐조는 위원회에서 마련한 차량으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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