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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발레단 연습장면
ⓒ 김기

국립발레단, 유니버셜발레단, 서울발레씨어터, 발레리나 조정희, 국립무용단, 김은희, 댄스 시어터 온, 안애순 무용단, 댄스 컴퍼니 더 바디. 국내 최고의 무용단체 및 개인 모두의 작품을 단돈 천 원에 볼 수 있게 되었다.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006 무용인 한마음축제’ 11월 2일 공연은 천 원만 기부하면 입장할 수 있다.

'천 원 짜리 공연’은 전문무용수 지원센터 설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박인자·아래 추진위)가 개최하고, 9개 단체 및 개인이 노 개런티로 참가하는 무용축제의 이틀째 날. 첫날인 1일은 특별한 후원인들을 위한 공연으로 천 원이 아닌 큰 기부를 기대하고 있다.

▲ 김은희
ⓒ 김은희
정부와 사회의 지원을 환기하기 위해 무용계 전반의 자발적인 십시일반 참여를 끌어낸 추진위는 내년 문화부 지원을 받아 전문무용수 지원센터를 개소하게 된다. 지원센터가 설립되면 무용계의 오랜 숙원인 전문무용수들의 불안정한 신분문제를 다소나마 해소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대 위의 가장 화려한 모습은 아마도 무용수일 것이다. 눈 시린 백색의 튀튀를 입고, 기다란 다리를 한없이 뻗는 발레리나의 모습에는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화무십일홍일는지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세월은 넉넉지 않다. 보통 무용수들 평균 정년은 40세를 넘지 못한다.

무용계 거목 송범은 제자들에게 평소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무대의 주인공은 무용수다. 춤추다 다리에 힘이 빠지면 안무를 하고, 그러다가 아이디어가 줄면 평론을 하게 된다"

오해 소지는 있으나 무용수들의 진화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누구나 그렇게 안무나 평론으로 전직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 발레무용수들의 경우는 현역 시기가 매우 짧다. 발레뿐만 아니라 무용수들의 짧은 현역정년과 어려운 전직 문제는 국공립 예술단체의 인적 순환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문화관광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예술인들의 70% 정도가 월 평균 소득 100만원 이하이고, 29%만 정규 고용직 신분이다. 70%의 예술인들이 고정적인 수입원 없는 불안정한 생활에 놓여 있다.

무용계의 오랜 현안인 무용수 신분안정 문제에 대해 김명곤 문화부 장관은 20일 문화의 날을 맞아 '예술 현장을 위한 역점 추진 과제' 발표를 통해 예술인의 지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연예술 투자조합을 설립하는 등 예술계 주요 현안의 정책적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 서울발레씨어터 공연 전 클라스 모습
ⓒ 김기

이런 주변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무용계는 지난 10월 국립발레단 박인자 단장을 상임대표로 선출하고, 공동대표로 최태지 정동극장장, 김인희 서울발레씨어터 단장, 한국무용가 윤성주, 댄스 시어터 온 홍승업 대표 등으로 '전문무용수 지원센터' 설립추진위를 구성했다.

실행위원으로는 문훈숙 유니버셜발레단장, 배정혜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이종호 등 무용평론가 등 무용계가 장르 구분 없이 폭넓게 참가하고 있다. 추진위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향후 무용계가 폭넓게 참여하는 다양한 기금마련운동을 벌여갈 계획이다.

추진위 공동대표인 서울발레씨어터 김인희 단장은 "지금 당장 현실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모두에게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렇게 모여서 현안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무용계로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지금 우리들의 땀과 노력이 후배들을 위한 긴 농사가 되어줄 것"이라고 참여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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