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냄새 상큼한 사과밭에서 빨갛게 농익은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면 가을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분당에 살고 있는 윤근(9)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 중근(5)과 함께 21일(토) 논산시 가야곡면 산노리에 있는 ‘해오름사과농장’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관광버스에 오른 것은 난생 처음으로 ‘사과 따기’체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윤근이는 전날 밤 사과농장을 그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설치는 바람에 버스 안에서 내내 졸았다.
“자~ 다 왔습니다. 드디어 사과농장에 도착했습니다. 차례대로 내리세요”라는 가이드의 안내방송에 잠을 깬 윤근이는 차창 밖을 내다봤다.
한눈에 저수지가 시원하게 보이는 언덕에 사과농장이 있었다. “야! 꼭 그림 같다.” 동생 중근이가 탄성을 지른다.
윤근이가 찾아온 해오름사과농장(농장지기 정태하)은 매년 9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사과 따기’ 체험 행사를 연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사과 따기’ 체험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5천여 평의 사과농장이 북적거린다.
지난해엔 2500여 명이 다녀갔고 올해 농장 방문객은 3천 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전체 매출액의 30% 정도가 체험행사에서 얻어지는 수익이라고 한다.
정태하씨는 “사과 따기 체험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FTA 같은 외부충격요인에 대비하려면 단골고객을 확보해야 할 것 같아 사과 따기 체험 행사를 실시한다”고 말한다.
사과따기 체험 행사에선 사과밭에 들어가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사과를 따는데, 가족 단위는 1㎏에 3천~5천원을 내면 된다. 송윤근 군처럼 단체로 오는 경우는 사과 한 개에 천~2천원을 받는다.
해오름사과농장은 ‘사과 따기’ 체험 행사뿐만 아니라 11월 첫째주말에는 국악이나 퓨전음악을 관람하거나 탈춤도 배워보는 문화체험행사도 실시한다.
해오름사과농장의 체험 행사 중에는 '추억의 고구마 구워 먹기’도 있다. 고구마를 콩깍지 덤불 속에 던져 넣어 구워 먹는데,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입 주위가 숯가루로 새까맣게 변해 웃음을 준다.
이날 행사에서 윤근네 가족이 딴 사과는 모두 10개다. 버스로 4시간이나 달려와 겨우 사과 10개만 따 가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과만 따는 게 아니라 우리 가족의 추억도 함께 딴다”며 윤근이 어머니 엄미영(35)씨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