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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수업
가을수업 ⓒ 안준철
낙엽에게

헬로우~ 낙엽아. 너는 너의 삶에 최선을 다했구나.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너는 벌레 먹은 낙엽이지만, 벌레에게는 맛있는 먹이가 됐잖아. 그리고 너는 행운의 낙엽이야, 첫째로 쓰레기 속에 들어가지 않고 이쁜 낙엽이 되었다는 게. 그리고 이렇게 나에게 왔잖니?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아름다운 낙엽이 되었다.' 그러니까 너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낙엽이양~. 앞으로도 젤 행복한 낙엽이었으면 해.

나에게

○○야, 안녕! 요즘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너한테 소중한 사람들 덕분에 괜찮아졌잖아. 그러니까 너는 행복한 아이야. 전혀 불행하지 않아. 그러니까 계속 화이팅하라고. 그리고 앞으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려무나. 슬프고 우울하고 짜증나도 네가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꼭 가지고. 알았지? 그리고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하자. 미움은 미움을 낳을 뿐이니까. ○○야, 사랑해!

가을수업
가을수업 ⓒ 안준철
상처받는 날

어느 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네 주제를 알아라. 네가 그걸 어떻게 하겠어? 나는, 나를 달래고 또 달래 봐도 웃음을 잃고, 희망을 잃은 것처럼 주저앉게 됩니다. 또 다시 괜찮다. 괜찮다 해봐도 앞이 자꾸만 깜깜해 보입니다. 그리고 눈물도 앞을 자꾸만 가립니다.

웃음 짓기 힘든 날

나는 씩씩하게 생각을 고쳐보려고 노력합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지금은 앞이 너무도 깜깜해 보입니다. 가다가 넘어질 것 같아 두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나는 믿습니다. ‘열정’이라는 빛이 나의 꿈을 밝혀 줄 것입니다.

그리운 친구에게

곁에 있어도 그리운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나를 항상 바로 세워주는 친구입니다. 그 친구는, 지금 너무 힘들어합니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말합니다. 처음 그 빛났던 때로 돌아간다. 걱정 하지마! 조금도 늦지 않았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처럼 내가 정말 사랑하는 곳에 서 있는 반짝이는 '나'에게로 달려가자. 손 잡아줄게. 희망이, 생겼으면, 했습니다. 지금도, 너무 예뻤던 친구가 너무 그립습니다. 나는, 그 친구를 믿습니다.

가을수업
가을수업 ⓒ 안준철
단풍에게

이런 편지는 처음이라 낯설어… 내가 낙엽이나 나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가끔 고민이 있을 때 창가를 보고 있으면 니가 보여. 그럴 때면 그 고민들이 낙엽이 떨어지는 것처럼 나에게 떨어져 나가는 거 같거든… 그리고 단풍!!! 난 널 보면 항상 신기해하면서 이쁘다고 생각했어. 녹색과 빨강으로 변하는데 그게 그렇게 이뻤어. 단풍아, 오래 오래 이쁜 모습 보여 줄 거지?

안녕!

난 ○○이라고 하는데, 나 오늘 처음 알았어. 너를 희생해 벌레를 살린다는 것을. 그것을 알기 전에는 쓰레기 또는 고구마 또는 감자 구워 먹을 때 많이 썼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참 내가 한심한 것 같아서. 이제부터는 낙엽도 하나의 생명이라 보고, 태우지 않고, 쓰레기라고 안 하면서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씩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쓸게. 참, 내가 여태껏 태운 거 미안. 그런데 고구마는 낙엽으로 먹어야 제 맛이야. 그럼 한 달 후에 다시 쓸게. 너의 ○○이가.

가을수업
가을수업 ⓒ 안준철
나에게

안녕! 난 ○○라고 해. 난 너무 소심하고 이기적인 거 같아. 친구들이 장난 친데도 나는 막 친구들한테 화만 내고 싫게 만드는 거 같아. 어쩔 때는 친구들은 예쁜데 나는 왜 못생겼을까? 생각이 들어. 힘들 때가 참 많아. 어떨 때는 좋고 또 어떨 때는 밉고 슬프고 그래… 하지만 낙엽을 보면서 앞으로는 성격도 고치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낙엽아 날 도와줄 수 있겠니? 나도 이 낙엽을 보면서 노력할게.

사랑하는 ○○에게

지금은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이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한테 편지를 쓰래. 근데 선생님이 그게 자기 자신이래.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대. 오늘 그 말이 내 마음에 와 닿았어. 너를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서라도 난 나를 먼저 사랑할 생각이야. 정말 그럴 거야.

사랑하는 영어 선생님께

선생님! 벌써 2학기에요. 애들 비유 맞추시느라고 힘드시죠? 철없는 저희들을 예쁘게 봐주시고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선생님! 힘이 드셔도 웃는 게 좋아요. 항상 스마일 아시죠?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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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교사이자 시인으로 제자들의 생일때마다 써준 시들을 모아 첫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만으로'를 출간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이후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한 것들이' '별에 쏘이다'를 펴냈고 교육에세이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 '오늘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아들과 함께 하는 인생' 등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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