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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정부 31대 로드맵 사업의 하나인 '국가복지종합정보서비스 사업'이 8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거의 찾지 않아 유명무실한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업으로 지적받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복지종합정보서비스사업이 의견수렴도, 객관적 평가도, 이용자도 없는 포털서비스 사업으로 3년간 80여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 80여억원을 들여 구축했으나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국가복지정보포털
ⓒ 이철용
보건복지부의 국가복지종합정보서비스 사업은 산발적으로 구축 운영되고 있는 보건복지 관련 사이트들을 통합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 이력정보를 중앙에서 관리해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총 사업비 79억1900만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국가정보복지포털(http://e-welfare.go.kr, 아래 복지포털)을 구축하고 사회복지관련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정보화지원팀의 주관하에 시스템 개발은 (주)엘지씨앤에스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운영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국가복지정보센터'를 설립해 9명의 인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회복지 관련 정보를 한자리에 모아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야심에 찬 취지와는 다르게 지난해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복지포털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용자들에게 외면은 물론, 사이트의 존재조차도 알려지지 않는 상황이다.

일평균 방문객 370명... 콘텐츠 500여개 중 12개만 하루 30페이지 이상 열려

보건복지부가 고경화 의원에게 제출한 복지포털 이용현황에 의하면 8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축한 사이트의 하루평균 이용인원은 370여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용률은 보건복지부가 사이트를 구축하며 수립한 2006년도 포털 성과지표 일일 이용자 5천명의 10%에도 못 미치는 극히 낮은 이용률이다.

▲ 복지포털 월별 및 일일 평균방문자 현황
ⓒ 이철용
사이트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콘텐츠의 이용현황을 보면 그 실태가 더욱 심각해진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복지포털의 지난 9월 콘텐츠별 이용현황에 따르면 558개 콘텐츠 가운데 단지 12개의 콘텐츠만이 하루 30여회 이상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콘텐츠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9월 한 달 사이트 메인페이지뷰가 총 1만4581로 일평균 486 페이지뷰를 나타내고 있으나 구체적인 콘텐츠 이용에는 메인페이지의 노출 콘텐츠인 복지시설목록 5166(일평균 172), 복지뉴스내용 3794(일평균 126) 통합검색 3249(일평균 108) 복지뉴스목록 2563(일평균 85)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하루 3회 미만인 콘텐츠가 전체의 76%인 424개로 방문자들이 메인페이지만 접속을 하고 콘텐츠는 거의 이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06년 9월 콘텐트별 이용현황
ⓒ 이철용
복지포털과 관련한 사회복지대상자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그 하나는 '그런 사이트가 있느냐?'라는 사이트의 존재조차 모르는 것과 다른 하나는 '사이트에서 얻을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보건복지부가 3년여에 걸쳐 야심 차게 구축한 복지포털은 철저하게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일방적 게시... 558개 중 3개만 이용자 의견게재 가능

복지포털은 콘텐츠의 내용면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이 대부분 콘텐츠를 단 페이지와 다른 사이트의 단순링크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의 한계로 인해 해당 링크 내용이 수정되었을 경우 '페이지 없음'으로 나타나 이용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 복지포털의 일부에서는 여전히 '페이지 없음'이 나타나고 있다.
ⓒ 이철용
다른 문제점은 게재된 정보와 관련해 이용자들이 의견이나 질문이 있더라도 소통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전체 558개의 콘텐츠 중 이용자가 댓글이나 질문을 통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은 단지 3개에 불과하다. 이렇듯 수요자 중심이 아닌 일방적인 공급자 중심의 사이트 구성으로 인해 복지포털은 철저하게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이트에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다루고 있다 보니 이용자들이 원하는 자료를 찾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실례로 장애인의 시연을 통해 얼마 전까지 뜨거운 장애계의 이슈였던 '장애인 차량 LPG 지원제도'와 관련한 정보를 획득하고자 했지만, 30여분간 사이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은 원하는 정보를 도저히 찾을 수 없다고 포기하고 말았다.

시연자가 얻고자 하는 정보는 장애인차량 LPG 지원 제도와 관련한 정보였으나 30여분간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분류를 통한 정보가 아닌 '장애인차량을 구입할 때 LPG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뿐이었다.

국가복지정보센터는 지난해 8월부터 복지포털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들어 본격적인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연말 대대적인 홍보를 펼친 바 있다. 일반 포털사이트와 지하철광고 등 각종 홍보를 통해 지난 1월에는 일평균 방문자가 일시적으로 884명까지 늘어났지만, 그 후 급격히 감소해 일평균 400명 이하의 저조한 이용현황을 보이고 있다.

현행 복지포털 폐기, 전문 민간단체 지원으로 해결해야

정보통신 최강국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전자정부 로드맵에 의한 '국가복지정보포털'. 구축비 80여억원에 매년 운영비만 4억여원을 쓰고 있는 사이트가 이용대상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복지포털을 운영하는 국가복지정보센터 측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일차적으로 검색을 보강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전반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복지포털과 관련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 등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구축된 복지포털은 단순 변경이 아닌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로 소요되는 예산이 구축에 버금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고경화 의원은 "현재의 복지포털을 폐기하고 전문성 있는 다른 민간단체를 지원하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http://withnews.com)'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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