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3일 저녁 7시에 열린 한미FTA반대 문화제에서 굿패 영산마루가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3일 저녁 7시에 열린 한미FTA반대 문화제에서 굿패 영산마루가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김보성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한미FTA반대 주제로 남포동 피프광장 들썩

예년과 달리 저녁이면 거리가 한산해진 남포동 피프광장에 락&힙합밴드들의 공연과 조명이 번쩍이자 순식간에 무대 주변이 영화팬들과 시민들로 가득차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문화제에는 약 500명의 영화팬들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스크린쿼터와 한미FTA에 대한 영화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해 예정됐던 영화배우들의 사인회는 일정상 취소돼 이를 기다렸던 영화팬들이 아쉬워하기도.

흥겨워하는 참가자들. 스크린쿼터+축소=스크린커터 라는 피켓이 눈에 띈다.
흥겨워하는 참가자들. 스크린쿼터+축소=스크린커터 라는 피켓이 눈에 띈다. ⓒ 김보성

신명나는 사물놀이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고 굿패 영산마루와 인디밴드들의 신나는 공연이 이어지자 영화팬들과 시민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스크린쿼터와 한미FTA라는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남포동 피프광장이 들썩이자 영화팬들의 반응이 다채로웠다.

피프광장을 지나가다 문화제를 감상(?)하고 있던 대구에서 PIFF를 위해 내려온 정민정(26)씨. 그녀는 "이런 국제영화제 기간동안 스크린쿼터 이야기를 많이 해야한다"며 "대통령님 스크린쿼터 살려주세요~"라고 귀여운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 남부민동에 사는 박정수씨는 "이번에 스크린쿼터가 정말 축소된건지 처음 알았다"며 놀라기도 했다. 게스트로 참여한 한 영화관계자는 "한미FTA때문에 (스크린쿼터가 축소돼) 영화계가 만신창이가 되어간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 영화팬은 "영화배우들이 좀 많이 왔으면…"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시민문화제는 10월을 맞아 "부마항쟁정신계승"의 의미도 담아 함께 진행됐다. 이규정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부마항쟁이 독재를 반대하고 자유와 민주를 얻기위한 민주화운동이었다"면서 "우리가 가진 무형의 자산인 부마항쟁 정신을 통해 한미FTA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석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도 “유신독재타도를 외치며 민주화를 외쳤던 것처럼 이제는 부산시민들이 미국의 독점자본에 나라전체를 팔아먹으려는 한미 FTA를 반드시 막아야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이 끝나자 락&힙합 프로젝트 밴드 'OUT'의 공연이 신명나게 펼쳐졌다. 이어 펼쳐진 공연 중에 한 참가단체는 한미FTA를 풍자한 '행님뉴스'를 걸쭉하게 선보여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경형 감독 "문화의 다양성을 죽이려는 시도에 맞서야"

문화제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영화인 대책위 소속 영화인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배우 권병길,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사무처장 등이 대표로 무대에 올라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한미FTA반대를 외쳤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김경형 감독과 배우 권병길씨가 무대에 올라와 이야기 하고 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김경형 감독과 배우 권병길씨가 무대에 올라와 이야기 하고 있다. ⓒ 김보성

김경형 감독은 “미국은 회유와 압박을 통해 전 세계 스크린쿼터를 없애고 이제는 유일한 스크린쿼터 국가인 우리의 목을 조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정부가 독점자본주의 대리인으로 전락해버렸다"며 "문화의 다양성을 죽이려는 시도에 20여년전 독재와 맞섰던 부마항쟁 정신으로 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때 그사람들>에서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역으로 출연한 배우 권병길씨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고 한미FTA가 체결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며 "부산시민들이 나서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양기환 영화인대책위 사무처장은 "정작 중요한 영화인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지 못하다"며 더 많은 영화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발언을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남포동에서 개최된 시민문화제는 14일에는 해운대 피프광장으로 옮겨온다.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 FTA 'OUT' 걷어치워!>라는 이름으로 락&힙합 밴드를 비롯한 인디문화팀들이 참여하며 행사장 주변으로는 한미FTA를 풍자하는 퍼포먼스와 전시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