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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글을 배우는 중국인들이 더 많아지기를, 전 세계에서 한글을 배우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에서 한글을 배우는 중국인들이 더 많아지기를, 전 세계에서 한글을 배우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 양중모
또 청도 등 한국 기업체가 많이 진출해 있는 지역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이나 상점 등도 많기 때문에 한국어를 잘 알아듣는 경우도 많습니다. 적어도 메뉴판에 한글로 그 메뉴를 써놓는 것입니다. 돈 버는데 유태인 상인만큼이나 중국 상인도 뒤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요 소비를 이루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한글 간판과 한국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타국에서 공부를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말을 배워두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나라가 부강하다면 상대방의 말을 배우지 않아도 상대방이 그 나라 말을 배우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제게 확실히 인식시켜주었습니다.

중국에 와서 솔직히 말해 영어권 국가에 살던 이들이 꽤나 부러웠습니다. 중국어 병음과 영어 철자를 보면서 헷갈리며 공부하는 저와 달리 영어권 국가에 사는 이들은 영어로 말하면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영어권 학생들과 교류를 하고 싶어하는 중국 학생들이 넘쳐납니다. 상점에서도 음식점에서도 영어로 주문을 하고 영어로 주문을 받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설령 가게에서 종업원들이 영어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손님들 중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이에게 부탁해 주문을 받기도 합니다.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데도 별다른 고민 없이 나가서 영어 하나만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 일입니까! 게다가 더 우스운 건 상점 등에 가서 더듬거리는 중국어로 가격을 물어보면 무시당하기 일쑤이지만 영어나 일본어 등 잘 사는 나라의 언어를 이용해 대화하면 대우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보면서 언어는 곧 그 나라의 국력을 말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가 잘 살면 잘 살수록 타국인들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좁은 내수 시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사정상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언어가 좀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어쨌든 우리나라 기업체나 유학생들이 들어온 곳에는 그 곳에 장사를 하는 중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무척이나 노력합니다. 메뉴판도 한글로 바꾸고, 심지어 한국 요리를 만들어 팔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 등 힘이 미치는 곳에서는 우리나라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배우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중국인들이 꼭 생겨나곤 합니다.

최근 세계 패션계에서도 한글 모양이 예뻐 옷 디자인에 자주 쓰인다는 얘기도 들려 무척 기쁩니다. 그렇게 조금씩 여러 분야에서 한글이 사랑받다 보면 한글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가나다'를 떼기 전에 'abc'를 뗀다는 우울한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언젠가는 전 세계에서 영어처럼 우리나라 언어가 국제 공용어로 쓰일 날이 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믿고자 합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우리가 상대방의 언어를 배워 우리의 이익을 취해야 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타국의 언어도 열심히 배우고 자란 아이들이 이 땅의 중심이 되었을 때, 한글을 중국 땅에서도 더욱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한글날입니다. 중국인들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데 우리도 우리나라 말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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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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