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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하루동안 진행된 5만여명의 FTA반대 서명용지.
10월 1일 하루동안 진행된 5만여명의 FTA반대 서명용지. ⓒ 김보성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FTA저지 범국본)가 추진중인 FTA반대 서명운동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9월 30일 현재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온라인 서명판에 나타난 서명참가자 숫자는 약 9만여명(오프라인에서 취합되지 않은 숫자 제외).

지난달 2일 FTA저지 범국본이 서명운동본부를 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당시 득표수인 1201만4277명보다 많은 12014277+1명의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서명운동이 지지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10월 1일 진행된 부산지역의 대규모 서명운동이 다른 지역의 FTA반대 서명운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저지 부산운동본부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이 1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서명 운동을 진행해 하루 동안 부산시민 5만여명의 서명을 받아낸 것.

이날 서명운동에는 200여명의 소속 회원들이 참여했으며 민주노동당에서는 이해삼 최고위원이 직접 부산에 내려와 서명 운동을 독려했다.

"준비 안된 졸속협상 때문에 국민들만 피해"

1일 오전 10시 30분께 부산지하철 2호선. 이미 오전 9시부터 모여든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각각 팀을 구성해 지하철 1,2호선을 비롯해 부산 전역으로 흩어졌다.

지하철 2호선 서면역에 정차한 호포행 지하철에 서명도구를 든 3명이 올라타자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1명이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간단하게 'FTA 졸속협상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동안 다른 2명은 재빨리 준비된 서명책과 볼펜을 앉아 있는 시민들에게 돌렸다.

지하철에 앉아있는 10명 중 7-8명꼴로 서명에 참가했다. 기자는 한미FTA같은 민감한 사안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한 이유를 시민들에게 물었다.

부산 삼락동에 살고 있는 김은희(35)씨는 "준비가 안된 졸속협상 때문에 국민들만 피해를 볼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이대로가면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줄 것 같아 참여했다"고 서명이유를 밝혔다. 이야기를 듣는 중에 옆에 앉아있는 한 시민도 "국민들 다 벼랑으로 내모는 대통령은 자격 없다"고 거들었다.

부산 서면거리에서 엄마가 아이와 함께 FTA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 서면거리에서 엄마가 아이와 함께 FTA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 김보성
부산에서 벌어진 FTA반대 5만서명의 특징은 5-60대의 연령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부산에서 벌어진 FTA반대 5만서명의 특징은 5-60대의 연령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 김보성
휠체어를 타고 있던 한 장애인은 "FTA 들어오면 다 죽는다. 정말 이건 안된다"라며 정부의 FTA협상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들과 함께 휴일을 즐기기 위해 나온 모라동의 김미진(41)씨는 "협상을 하려면 우리한테 유리하게 해야지 다내주고 이게 멉니까. 이라니까 노무현이는 안되는기라"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소속의 한 시민은 정부의 한미FTA추진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하자 "이런 서명한다고 FTA가 안되겠나.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지"라며 서명참여에 손사래를 쳤다.

구포동에 사는 옥민삼씨는 "한미FTA를 안할 수 없는 입장인데 서명한다고 뭐가 달라질지 모르겠다. 이렇게 무조건 반대만 하면 우리만 손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의 추진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래도 미국에 끌려다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진행과정이 공개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린이대공원과 서면 쥬디스태화 앞, 부산시내 주요 대학로, 피프광장을 비롯한 부산지역 곳곳에서도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공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동행한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으며 대학가쪽에는 20대 대학생들이 참여가 두드러졌다.

약 10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서명운동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다름아닌 서명규모와 방식. 주최측에 따르면 작은 규모의 서명운동으로는 전국적으로 천만명이 넘는 서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하루 5만, 하루 10만등 대규모 서명전을 기획했다는 것.

또한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명함크기의 서명운동용지와 책자처럼 넘기는 방식의 FTA반대 서명책자도 마련했다. 이날 동원된 물량만도 서명용지 책자형 1500권, 명함판 2만장에 탁자 100여개, 어깨띠 수백여개, 볼펜만 수천자루에 이른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실제 진행된 서명의 숫자는 지하철 3만여명을 비롯 총 5만1017명.

FTA반대 운동 본격화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부산에 직접 내려와 지하철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부산에 직접 내려와 지하철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 김보성
이날 서명운동에 나선 최민정(26)씨는 "시민들이 거리낌 없이 서명에 참여해주셨다"며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규모 서명운동이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주우열 한미FTA저지 부산운동본부 서명 총괄팀장은 "한미FTA처럼 찬반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 하루만에 5만명의 서명을 받은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FTA반대 서명을 전국 각지에서 규모있게 벌이는 게 중요하다"며 "부산지역에서만 20만명의 서명을 받아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명운동을 독려했던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도 "FTA저지에 대해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 세워졌지만 부산처럼 서명운동을 조직하지 못했다"면서"10월 중순 4차협상때 까지 최소 100만 이상의 서명을 받아 협상단을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5만명의 서명을 시작으로 부산지역에서는 FTA저지 서명운동이 본격화된다. 이미 부경대련을 비롯한 학생단체들이 5만여명의 학내서명을 받겠다고 선포한 상태며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남구지역 20여만명을 비롯 각 지역구별로 수만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서명을 준비할 예정이다.

10월 중순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영화인대책위와 함께 수만명이 참여하는 서명운동과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FTA 문화제와 국제토론회, 한미FTA반대 영화제가 개최된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도 취합되지 않고 있는 FTA반대 서명을 오는 13일까지 모두 집계할 예정이며 10월 23일부터 열리는 4차협상 기간을 전후로 전국각지에서 'FTA저지 1만인 선언 운동'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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