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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민통선에서 발견한 솔잎에 핀 우담바라 22송이
ⓒ 김계성
보기 드물지만 아무 데서나 피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우담바라는 풀잠자리알이라고 한다.

우담바라는 아직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그야말로 상상 속의 꽃이다. 전설에 의하면 여래나 전륜성왕이 나타날 때 비로소 피어난다는데 불가에서는 3천년만에 한번씩 꽃을 피운다고 전래되어 왔다.

한때 모 사찰에 피어난 우담바라의 친견 법회에는 고관대작들과 수천의 신도들로 대성황을 이룬 일이 있었다. 과학자들은 우담바라를 풀잠자리 알이라고 주장하지만, 풀잠자리 알이 불교에서 말하는 우담바라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필자만의 욕심일까?

▲ 2002년 처음 만난 사무실 전등 갓에 핀 우담바라
ⓒ 김계성
우담바라와의 첫 만남은 2002년 전직장의 사무실 전등갓에서부터다. 당시 깨알보다도 작은 그 꽃을 담을 수 없어 애꿎은 렌즈 타령만 한 후로, 개나리 잎 그리고 지난 해 가을 붉은서나물 위에서도 볼 수 있었다.

▲ 2002년 개나리 잎에 피어나 소장 중에 있는 우담바라
ⓒ 김계성
▲ 한적한 산길의 붉은서나물에 피어난 우담바라
ⓒ 김계성
최근 민통선에서 촬영한 솔잎에 핀 우담바라는 생애 네번째의 만남이다. 발견의 순간마다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은 그 날을 풍요롭게 만들곤 한다.

처음 관찰을 시작했던 것은 개나리 잎에 피어난 우담바라다. 그땐 알에서 나온 아주 작고 까만 벌레들이 기어다님을 볼 수 있었는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보관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가는 실자루 끝에 달린 꽃(알집)이 시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개나리 잎의 우담바라
ⓒ 김계성
이번에 발견한 우담바라도 하루가 지나자 하나 둘… 풀잠자리로 추정되는 유충들이 소리 없이 알에서 나와 솔잎을 기어오른다. 유충이 빠져나온 알의 위쪽은 하나같이 터뜨려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4년 전 것과 비교해 볼 때 크기나 모양에서 사뭇 다르다. 맨 눈으로 겨우 볼 수 있었던 예전의 까만 점 같은 벌레와 달리 완전 유충의 모습을 갖춘 현재의 벌레를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 알에서 깨어난 풀잠자리 유충으로 추정된 벌레들
ⓒ 김계성
풀잠자리는 잠자리와 유사하지만 날벌레의 일종이라고 한다.

'아! 그렇구나, 풀잠자리 알인 게야.' 전문가가 아닌 바에야 한수 접는다.

풀잠자리의 알이라 할지라도 모든 이의 마음 속에 우담바라로 활짝 피었으면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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