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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고속도로 지도. 추석 때만 되면 전국의 고속도로들이 몸살을 앓는다.
전국의 고속도로 지도. 추석 때만 되면 전국의 고속도로들이 몸살을 앓는다. ⓒ 네이버 지도
올해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아이들은 긴 휴일과 명절 때만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 생각에 이미 들떠있지만, 가족들의 수송을 책임져야 하는 어른들은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부터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긴 차량행렬은 생각하기조차 끔찍할 정도.

하지만 이제 그런 걱정을 한시름 놓아도 될 듯하다. '부산 방면은 무조건 경부고속도로, 서해안 방면은 무조건 서해안고속도로'라는 고정관념만 버린다면 충분히 귀성길이 즐거울 수 있다. 어느새 생긴 새로운 도로들이 '우릴 이용해 주세요' 라며 손짓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방면] '경부고속도로는 잊어주세요'

기자의 본가는 대구 근처에 위치한 경북 청도이다. 그간의 귀성길에 대한 기억은 그야말로 '지옥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부터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속에서 무려 대전까지만 8시간 이상이 걸리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최대 16시간까지 걸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 추석 때는 5시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간에 고향에 도착했다. 2004년 말에 개통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하남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15분 정도를 더 달리다 보면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여주에서 김천까지 곧은 길로 뚫린 이 고속도로는 명절 때도 그리 붐비지 않는다. 게다가 이 도로의 최고속도가 110㎞인지라 좀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김천에서 경부고속도로에 합류하지만 김천 부근을 지나면 4차로로 넓어지기 때문에 다른 구간에 비해 정체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붐비지 않는 중부내륙·신대구부산고속도 정체 덜해

2004년 12월에 여주-김천 구간이 개통된 중부내륙고속도로. 명절때 다른 도로에 비해 소통이 원활하다.
2004년 12월에 여주-김천 구간이 개통된 중부내륙고속도로. 명절때 다른 도로에 비해 소통이 원활하다. ⓒ 한국도로공사
이외에도 원주에서 대구까지 이어지는 중앙고속도로도 이용해볼 만하다. 하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 보다는 약간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린다.

대구에서 부산까지는 경부에 비해 40㎞를 단축시킨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이용할 만하다. 민자 고속도로이기 때문에 요금은 비싸지만(대구↔부산구간 요금 8500원) 정체도 덜하고 시간도 절약된다.

경부고속도로는 버스전용차로까지 시행하기 때문에, 정체가 더욱 심하다. 서울-부산은 무조건 경부라는 생각만 버리면, 그리 어렵지 않게 즐거운 모습으로 고향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목포 방면] '서해안고속도로는 서해대교만 이용하세요'

서해대교의 모습.  바다 위에 놓여진 서해대교를 이용하면 시간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서해대교의 모습. 바다 위에 놓여진 서해대교를 이용하면 시간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 한국도로공사
서해안고속도로가 2001년 전면 개통됨에 따라 본격적인 서해안 시대가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퉁불퉁한 리아시스식 해안선 덕에 수도권에서 서해안 쪽으로 가려면 아산만 방조제·삽교천 방조제를 지나가든지, 천안 쪽으로 한참을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바다를 완전히 가로지르는 서해대교가 세워짐에 따라 서해안이 무척 가까워졌다.

바로 평택과 당진을 잇는 서해대교는 이 점에서 서해안 시대의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목포방면으로 가려면 서해대교는 절대 간과할 수 없다. 그럼 결론은 '서해대교만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서해안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만큼이나 상습 정체구간이 많다. 서해안선과 이어지는 서부간선도로부터 정말 꽉 막힌다. 서부간선도로 일직↔금천 구간은 평일 새벽에도 간혹 막힐 정도로 악명 높은 도로이다. 2차선인 서부간선도로로 서해안선을 진입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운전자의 진을 뺄 확률이 높다.

서해안고속도로 진입시, 경부고속도로 이용하라

서해안고속도로에 편하게 입성하는 방법으로는 일단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안성분기점으로 나오면 2003년 개통된 평택↔음성간 고속도로를 탈 수 있으며, 서해안선의 서평택분기점과 만난다. 이 도로는 이용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방법은 과천의왕간고속화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사당을 통해 이 도로를 끝까지 달리면, 화성시 비봉면이 나온다(비봉IC는 연휴기간 통제되기 때문에 이용할 수 없다).

이 곳에서 39번 국도를 타고 발안으로 가서 발안IC를 이용해도 되고, 발안에서 82번 국도를 이용해 포승 쪽으로 가면 서평택IC를 이용할 수 있다. 고속도로가 더 막힐 것으로 예상되므로 서평택IC를 추천한다.

서해대교를 건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당진IC를 지나면 차선이 3차선에서 2차선으로 줄어들어 병목현상이 생긴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당진IC에서 빠진 후, 서산방면 32번 국도를 탄다. 작년 7월 왕복 4차선으로 확장개통했기 때문에 고속도로 못지않다. 그리고 서산 시내 초입에서 홍성방면 29번 국도를 탄다. 그리고 해미를 거쳐 홍성IC로 진입하면 병목현상을 피해 서해안고속도로에 '무혈입성'할 수 있다.

[강릉방면] '영동고속도로선 터널 피하세요'

영동고속도로는 명절 때 만은 상대적으로 소통이 원활하다. 하지만 이곳에도 상습 정체 구간들이 있으니 바로 터널들이다. 영동고속도로의 광교터널과 마성터널은 평상시에도 자주 막히는 구역이다.

이런 터널 정체구간 또한 피해가면 여유있는 운행을 할 수 있다. 광교터널의 경우 정체가 심한 경우 부곡IC에서부터 정체가 시작된다(강릉방면의 경우). 이땐 부곡 IC에서 빠져 수원방면으로 가다가 파장동 방면 수원서부우회도로를 탄다.

우회도로 끝은 1번국도와 이어진다. 1번국도 천안 방면으로 가다보면 광교터널을 이 후인 동수원IC로 진입할 수 있다. 북수원IC에서 나와도 1번국도와 이어져 있으므로 광교터널을 피해 동수원IC로 들어 갈 수 있다.

첩첩산중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광교터널을 지나면 마성터널이라는 또 다른 상습 정체구간이 등장한다. 이 정체 구간을 피하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꼼수'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색다르다. 일단 마성IC 표지판이 나오면 출구로 나간다.

정체구역에 항상 등장하는 뻥튀기 상인.
정체구역에 항상 등장하는 뻥튀기 상인. ⓒ 김귀현
마성터널 옛길이 '비밀 통로'

터널을 피해 한참을 달리다 보면 교차로가 나오고 이 교차로의 우측으로 가면 마성 톨게이트, 좌측으로 가면 다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마성 톨게이트로 향하는 길이 터널이 뚫리기 전 예전 고속도로 길이기 때문이다. 터널이 뚫린 후, 톨게이트로 향하는 길로만 이용되어 왔으나, 정체가 심할 경우 이렇게 정체 구간을 쉽게 피해 갈 수 있는 고마운 길이 된다.

이 마성터널 옛길은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모르고 있다. 꽉 막힌 정체구간에서 몇 안 되는 차들과 함께 홀연히 정체구간을 빠져나갈 때면 가끔 다른 운전자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든다.

귀성길, 너무 힘들고 지루하다고만 생각하지 말자. 정보만 있다면 충분히 막히는 길을 피해서 갈 수 있다.

귀향길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중부내륙선을 타다가 충주 수안보 온천에 들러 여독을 풀 수도 있고, 홍성 부근의 남당리는 대하가 유명하며, 여기와 가까운 곳에 간월도라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낙조 명소가 있다.

지루하고 짜증나는 고속도로 위주의 귀성·귀경길이 아닌 전국의 명소도 둘러보고 팔도의 산해진미를 맛보는, 추억이 있는 추석을 만들어 보자. 가족간의 깊어지는 사랑은 덤으로 찾아올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군대 시절 전국을 다니는 운전병으로 복무했고 제대 후에는 몇 년간 운수업에 종사하였습니다. 수많은 운전 경험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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