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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세서리 상가가 밀집된 남대문 상가 약도
액세서리 상가가 밀집된 남대문 상가 약도 ⓒ 박상건

그렇게 만든 액세서리는 값이 싸고 여느 남대문 상품보다 유행을 앞질러가면서 중국 보따리 상인과 현지 액세서리 업계로부터 ‘다보 상품’이라는 브랜드 인정을 받았다. 중국인들에게 전통적인 남대문 패션 이미지가 좋았던 데다가 유행 기간이 길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중국 상인들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외국인 발길이 머무는 코엑스 쪽으로 지점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용두동에 본사 사무실과 공장을 별도로 마련해 중국 교두보 방안에 치중했다. 오로지 해외 진출을 앞당기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중국으로 건너가기를 반복했다. 중국 곳곳에 소매점을 내기도 했다. 현지 액세서리 메커니즘을 피부로 익히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 상인들의 유통 마진을 빼고 현지에서 직접 남대문 상품을 제조해 중국 대륙에 남대문 패션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경력 15년 이상 액세서리 전문 남대문상인들, 중국시장 선점

그렇게 중국에 대단위 액세서리 전용 공단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남대문 액세서리 업체 중에서 자신처럼 유행을 선도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개척정신의 강한 20여명의 상인을 이곳으로 불러 모으기로 했다.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중국내 또 하나의 ‘남대문 패션 1번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함께 뜻을 모은 상인들은 모두 액세서리 업계 종사경력 15년 이상이었다. 이들이 한군데 모여 상품을 만든다면 명실공이 한국 액세서리 상품의 전문성과 다양성, 경쟁성과 차별성을 무기로 현지에서 시너지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용공단 안에는 1/3은 공동전시장과 기숙사를 건립키로 했다. 공장 10동 중 3동은 다보콜렉션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한국, 칭다오, 옌타이 등에 있는 한국 업체들이 함께 사용토록 배려했다.

중국 문등시에 조성되는 한국인 액세서리 전용공단 조감도.
중국 문등시에 조성되는 한국인 액세서리 전용공단 조감도. ⓒ 박상건

이렇게 되면 일단 각 업체들이 저마다 다른 유통경로를 이용해 발생하는 제 살 깎기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시간적 공간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액세서리 제조에 필요한 밀링, 선반, 연마기, 방전기, 사출기, 아크릴설비, 코팅, 캐스팅, 그림설비 등 전 과정의 시설을 한 곳에서 모으기로 했다.

중국 자치정부도 공단조성 인정, 한인 유학생 돕기도 병행

국내 시너지 효과에 중국 현지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게 되는 것도 중국에서 호응 받는 이유 중 하나였다. 지금까지 도금공장 허가를 일체 내주지 않던 자치정부도 마침내 도금공장 허가금지 조치를 풀어 다보콜렉션에게 공장을 짓도록 허용했다. 그렇게 중국 대륙에 2만 5천평 규모로 공단이 조성됐다.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공단을 운영하는 현지 법인 이름은 ‘위해 다보공예복식유한공사’.

이런 박 사장에 대해 국내 한 일간지는 “다보콜렉션이 위해, 문등, 심양 등 세 곳에서 액세서리 공장과 매장을 운영하며 대단위 액세서리 전용공단을 조성하여 해외수출과 중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큰 관심을 표명한 뒤 이는 또 하나의 한류문화라고 평가했다.

박 사장 일행은 수익금 중 일부는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 장학금으로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현지 유학생들도 이곳에 채용하여 주경야독의 기회를 주고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입상자에게는 개발비도 지급하고 현지 유학의 길도 열어줄 계획이다.

박영춘 사장이 태어난 완도 청해진 바다. 그는 제2의 신라방을 꿈꾼다
박영춘 사장이 태어난 완도 청해진 바다. 그는 제2의 신라방을 꿈꾼다 ⓒ 박상건

장보고 신라방 같은 한인촌 조성해 해외 경쟁력 강화

주경야독하며 서울 살이를 해왔던 박 사장은 세계 최대 도매시장인 중국 이우에도 자매회사를 두고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온 상인들의 각축장인 이곳에 상주하는 상인들은 70여 개국 6000여명. 이중 한국 상인이 16.7%를 차지한다. 가장 많은 수치이다. 그는 액세서리가 팔리는 곳이라면 중국 어디이고 한국인의 말뚝을 박을 작정이란다.

그만큼 30년을 함께 해온 남대문 시장 사람들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서 한국 다음의 경쟁 대상국은 파키스탄, 대만, 홍콩, 중동 상인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 곳곳에서 에너지를 뿜어내는 남대문 패션의 위력을 당분간 아무도 당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우는 과거 ‘신라방’처럼 한국 상인들의 집단촌이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이유 도매시장, 문등 도매시장, 심양 도매시장, 광저우 도매시장을 네트워크로 이어가는 남대문 패션의 거센 물결은 한류 열풍의 또 다른 바람으로써 바람이 거셀수록 그 브랜드 효과도 드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영춘 사장은 “혼자 튀는 것보다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여러 업체들이 공생하는 공동 브랜드를 연구 개발하고 남대문과 중국, 중국 내 한국인 상인 간에 원활한 유통 시스템을 갖춰 한민족의 일체감과 자신감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사에만 치중하지 않고 미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홍콩 일본 등에서 열리는 액세서리 전시회에도 당당히 참가해 미적 감각을 통해 지구촌 어디에서든 남대문 패션이 명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차별성을 겸비하는 데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섬과문화(www.summunwha.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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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언론학박사, 한국기자협회 자정운동특별추진위원장,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잡지학회장,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을 지냈다. (사)섬문화연구소장, 동국대 겸임교수. 저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포구의 아침>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예비언론인을 위한 미디어글쓰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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