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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무지개.
미래는 무지개. ⓒ 이성재
'시민기자', '뉴스 게릴라' 이런 용어에 이제 익숙해져 간다. 그러나 아직은 난 새내기다. 새내기들은 아직 뭐가 잘 안 보인다. 메이저리그 글리브랜드의 추신수 선수가 2루타 성 안타를 치고 상대 실수에 3루까지 달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발 느린 선행 주자가 3루에 멈추어 버렸다. 결국 추신수 선수는 아웃됐다. 새내기 추신수 선수는 앞이 안보인 것이다.

마음도 흥분되고 관중들의 함성소리도 크고, 감독은 지켜보고 있으니 한 루라도 더 달려가야 하는 것이 새내기 추신수의 당연한 행동이다. 나는 박수를 보낸다. 추신수 선수가 비록 앞을 보지 못한 실수가 있었지만 잘못은 발 느린 앞 선수의 잘못(?)이다.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안타였다. 추신수 선수의 그런 적극적인 자세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다는 말인가.

아무튼 새내기는 앞을 길게 못 본다. 나도 마찬가지다. 오마이 메인 면을 봐도 뉴스만 보았지 옆에 있는 정보나 안내면은 못 보았다. 그런데 오늘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이라는 반짝이 글씨를 보았다. 난 지금까지 그게 안보였다. 들어가 보니 대단한 관록의 사람들이 올라 있었다.

'으뜸상' , 메인톱 기사를 100건 이상 쓴 시민기자들을 소개하는 곳입니다. 자격이 주어진 시민기자들에게는 금 한 냥 짜리 감사메달을 드립니다.

'톱기사 100건'과 '금 한 냥 짜리 감사메달'이 눈에 확 뜨인다. 으뜸상에 오른 시민기자들을 보니 우리 같은 보통사람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마이뉴스>만이 갖는 특징이기도 할 것이다. 속으로 "나도 으뜸상 받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오마이 시민기자가 된 지 55일째인 나에게 메인 톱은 딱 한 번이다. 100건이 되려면? 산술적인 계산으로 두 달에 한 번 꼴로 해서 '100×2= 200'. 200개월이다. 200개월이면 어림잡아 17년이다. 한숨이 나온다. 그래서 마음을 접었다.

그런데 오름상을 보면서 조금 마음이 풀렸다.

'오름상' - 잉걸 이상 기사를 1000건 이상 쓴 시민기자들을 소개하는 곳입니다. 자격이 주어진 시민기자들에게는 금 닷 돈 짜리 감사메달을 드립니다.

오름상을 보니 좀 도전의식이 생긴다. '금 닷 돈 짜리 감사메달'은 안 보이고 오직 '오름상'만 보인다. 내가 55일 간 29건 기사를 썼으니 앞으로 971건이 오르면 된다. 그러면 두 달에 30건의 기사로 올린다고 계산하면 1년에 180건. 그럼 5년 4개월이면 된다. 좀 박차를 가하면 5년 정도 걸릴 것 같다.

이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차 목표를 '오름상'에 두었다. 관록이 붙어 그중 톱기사가 나오면 100건도 될 수 있으니 내 목표는 일단 '오름상'이다. 2012년 2월에 22일을 기대한다.

'앞으로 971건', 971라는 숫자만 보면 크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D데이로 날짜를 표시하기로 했다.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이젠 971건 남았다.(글을 쓰면서 미리부터 생나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쓴다. 그것은 결과가 나왔을 때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이 들면 속도가 붙으니 D데이는 빨리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관찰해보니 재미있는 코드가 발견된다. 그것은 으뜸상에 오른 시민기자들의 글쓰기 기간이 5년 정도라는 점이다. 5년 정도면 언제 누가 이런 상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5년은 희망의 숫자다. 누구나 열심히 5년만 글을 쓰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가능성을 가진다. 하루에 여러 건의 기사를 올린다면 단축되겠지만 그것은 전업기자가 아닌 이상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다. 사측에서 자격기준에는 모자라지만 5년 정도 글을 올린 분들에게는 명예박사 학위인 '명예으뜸상'을 주면 어떨까하고 생각을 해 보았다.(기본 기준은 만들어서) '금 한 냥 짜리 감사메달'은 도금으로 하고. 재미있는 발상 아닌가?

이것도 내가 새내기라서 할 수 있은 말이다. 사람에게 목표라는 것은 중요하다. 파랑새가 되고 무지개라도 좋다. 그것을 행해 달려간다는 자체가 중요하다. '시민기자'라는 서브 브랜드가 <오마이뉴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메인 브랜드 <오마이뉴스> 하면 서브 브랜드 <시민기자>는 당연히 따라 다닌다. 이제 둘은 동전의 앞뒤가 되었다.

최근 <오마이재팬> 탄생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 일본에 있는 나의 한국인 지인에게도 시민기자가 되라고 권했다. 그들이 일본어로 쓰는 기사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일본인들에게 소개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5년 후 일본에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일본인들을 바라보며 웃었다. 왜? 그들이 소감을 분명히 한국말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이, 감사하무니다. 오마이뉴스아(가) 좋스무니다. 기리고 이리케 상울(상을) 주셔서 감사하므니다. 아리가토.”

나는 오늘도 웃으며 달린다. 5년 후를 바라보면서….

덧붙이는 글 | 나관호 기자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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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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