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일 오후1시, 성람공투단은 한나라당사 앞에서 종로구청장의 징계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6일 오후1시, 성람공투단은 한나라당사 앞에서 종로구청장의 징계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윤보라

성람공투단은 6일 오후1시,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에서 ‘성람재단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에 종로구청장 징계를 촉구했다.

성람공투단은 현재 종로구청 앞에서 성람재단 비리이사진 전원 해임 및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43일째 노숙농성을 진행중이며, 이에 대해 종로구청은 그동안 성람재단 이사진 전원 해임은 불가하다며 사법처리 결과가 나온 뒤 조치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이다.

이날 성람공투단은 “한나라당 김충용 종로구청장이 성람재단의 비리와 인권유린 사태가 알려진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의 행정처분도 하지 않는 등 사회복지사업법상의 직무를 유기했다”며 “성람공투단이 시설비리 척결을 요구하며 종로구청 앞에서 43일째 노숙농성을 하고 있음에도 김 구청장은 근본적인 해결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성람공투단은 “서울의 경우 100%의 지방자치단체장이 한나라당 당선자인만큼, 한나라당은 지방정부가 투명한 운영과 공적책무를 다하도록 지도 감독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에 성람재단의 비리사태와 인권유린을 방조한 한나라당 당선자 김충용 종로구청장의 징계를 촉구한다”고 밝히고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한나라당, 소외계층의 현실을 헤아려야 할 것”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람공투단 박영희 공동대표는 “성람재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시설 내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죽어가고 있는 장애인들에 대해 침묵하는 사회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성람재단을 비호하고 있는 종로구청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영희 공동대표, 박정혁 활동가, 염형국 변호사
왼쪽부터 박영희 공동대표, 박정혁 활동가, 염형국 변호사 ⓒ 윤보라

박 공동대표는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한나라당 소속이다. 그가 종로구청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한나라당은 성람재단 사태와 이를 해결해야할 종로구청장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떠한 입장에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람재단 산하 은혜요양원에서 생활했던 박정혁 활동가는 “성람재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유린실태 사진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난다”며 “나는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내가 과연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 수없이 들었었다”고 토로했다.

박 활동가는 “그곳에서 생활할 당시 종로구청이 감사하기 위해 온 적이 있지만, 시설생활인의 인권에 대해서는 관심갖지 않고, 겉모습만 대충 훑어본게 전부였다”며 “그곳에서 몇명이 죽었는지,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단 한번도 관심 갖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시설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자꾸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보건복지부가 이제는 시설중심의 정책에서 자립생활 중심의 정책으로 정책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발언으로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한 시설에서 27억원을 횡령했다는 것은 그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이 한 개인의 사유재산으로 둔갑한 것”이라며 “그로인해 수많은 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식사는커녕 한 겨울에도 차가운 골방에서 지내며 결국 병들어 죽어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염 변호사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종로구청은 재판결과를 보고 처벌받는 이사를 해임하겠다고 하는 것은 공익법인의 이사회 역할과 의무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사회는 성람재단 비리에 연루되었거나 방조한 책임이 있기에 당연히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나라당은 제1야당으로서 우리나라 소외계층 현실을 헤아려야 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설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면서 죽어가고 있는 시설 장애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성람공투단 농성장 이전 요구

이날 성람공투단은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에 김충용 종로구청장 징계를 요구하며, 종로구청은 하루 빨리 성람재단 이사진을 전원해임하고 민주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으로 시설비리, 인권유린, 족벌세습, 복지구조를 바꿔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5시경 경찰이 성람공투단의 농성으로 인해 종로경찰서 청진치안센터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며, 농성장을 종로구청 민원실 옆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이날 오후5시경 경찰이 성람공투단의 농성으로 인해 종로경찰서 청진치안센터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며, 농성장을 종로구청 민원실 옆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 윤보라

기자회견 이후 성람공투단 대표자들은 한나라당에 ▲성람재단의 비리사태를 방조한 김충용 종로구청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대한 입장 등을 요구하는 공개질의서를 전달했으며, 이와 관련한 당대표의 면담을 요구했다.

한편, 성람공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성람재단 사태해결을 위해 43일동안 농성을 벌이고 있는 종로구청 앞 농성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5시경 경찰이 성람공투단의 농성으로 인해 종로경찰서 청진치안센터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며, 농성장을 종로구청 민원실 옆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성람공투단간의 마찰이 있었으나, 경찰이 7일 오후까지 시간을 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7일 오후까지 성람공투단이 농성장을 옮기지 않을 경우, 농성장을 강제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해 성람공투단은 7일 오후2시 종로구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