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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 단장면 감물리 주민들이 샘물공장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6일 저항했다.
경남 밀양 단장면 감물리 주민들이 샘물공장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6일 저항했다. ⓒ 윤성효

주민들이 업체측의 용역경비원들에 저항하기 위해 모래와 오물을 바가지에 담아놓고 있다.
주민들이 업체측의 용역경비원들에 저항하기 위해 모래와 오물을 바가지에 담아놓고 있다. ⓒ 윤성효

식수와 농업용수 고갈을 우려한 마을 주민들이 샘물공장 신축공사를 몸으로 막고 나섰다.

표충사 바로 옆에 있는 경남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 이곳에는 2002년부터 샘물공장 건설을 두고 업체와 주민, 밀양시·경남도 간에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주)밀양얼음골샘물은 2002년부터 이곳 땅을 매입했고, 2004년 샘물 개발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주민들은 '샘물공장설립반대' 대책위를 만들어 활동에 들어갔으며, 감사원 감사청구뿐만 아니라 밀양시청과 경남도청 앞에서 샘물공장 반대를 주장하며 수십차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업체 측은 2003년 샘물공장 가허가를 받은 뒤 건물 골조공사만 해놓은 상태였고, 시험관정을 한 뒤 건설은 중단되었다.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자 업체 측은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인 상태였다.

이런 속에 업체 측은 6일 공사를 재개했다. 업체 측은 이날 오전 10시경 대형트럭에 공사자재를 싣고와 현장에 부려놓는 작업을 벌였다. 업체 측은 주민들의 공사방해에 대비해 용역경비원 50여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공사를 재개한다는 사실을 안 주민들이 집과 논밭에서 하던 일을 놓고 공사 현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주민 200여명은 "공사 재개는 안 된다"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대개 60세 이상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대부분인 주민들은 오물과 모래를 바가지에 담아 퍼부었다.

한편, 주민과 용역경비원들이 충돌하면서 김봉조(82) 할머니가 넘어져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밀양시내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허리통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주민들이 계속 저항하자 업체 측은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공사 자재를 싣고 온 트럭은 입구에 막혀 있었고, 주민들이 트럭 앞 유리에 흙탕물을 뿌려놓기도 했다.

주민들이 업체 측과 대치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엄용수 밀양시장도 현장에 나오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오는 8일 시장실에서 만나 대책위와 시장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경 용역경비를 맡고 있던 책임자가 주민들을 만난 뒤 싣고 온 공사자재를 되가져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 앞에 서서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오늘 일로 인해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게 되었는데, 주민들이 반대를 하니까 오늘 싣고 온 공사 자재는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그래 잘 판단했다, 앞으로 절대 이 곳에 공사 자재를 싣고 오지 말라"고 말했다. 곧바로 트럭을 동원해 싣고 온 공사자재를 다시 싣는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업체측은 일부 공사자재만 트럭에 싣고, 일부 자재는 남겨 놓겠다고 밝혀 주민들이 다시 반발했다. 주민들은 공사자재를 모두 싣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날 저녁까지 샘물공장에서 업체측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대책위 손기덕 위원장은 "지난번에 시험관정을 시작했더니, 불과 30여분 만에 1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 우물의 수위가 내려가기 시작했다"면서 "이곳에 샘물공장이 들어서면 마을의 농업용수는 물론이고 생활용수도 고갈될 것이기에 절대 공장 설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법원으로부터 공사방해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놓았기에 공사를 재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앞으로 주민과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4시경 업체측은 싣고 온 공사자재를 다시 트럭에 싣는 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후 4시경 업체측은 싣고 온 공사자재를 다시 트럭에 싣는 작업을 벌였다. ⓒ 윤성효

샘물공장 입구에 주민들이 앉아 있다.
샘물공장 입구에 주민들이 앉아 있다. ⓒ 윤성효

감물리 마을 표지석.
감물리 마을 표지석. ⓒ 윤성효

공사 자재를 싣고온 트럭에 주민들이 흙탕물을 뿌려 놓았다.
공사 자재를 싣고온 트럭에 주민들이 흙탕물을 뿌려 놓았다. ⓒ 윤성효

주민들이 샘물공장 입구에 서서 공사를 하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주민들이 샘물공장 입구에 서서 공사를 하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 윤성효

업체측의 용역경비원들이 주민들을 피해 샘물공장 안에 들어가 있다.
업체측의 용역경비원들이 주민들을 피해 샘물공장 안에 들어가 있다. ⓒ 윤성효

주민들이 공사자재를 모으고 있다.
주민들이 공사자재를 모으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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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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