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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님들의 1년 동안 흘린 땀방울의 결실을 거둘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조금씩 황금빛으로 변해가는 가을 들녘을 보면 농부의 아들인 저로서는 그리도 마음이 풍요로울 수 없습니다.
이제 한달을 조금 넘기기 시작하면 농부님들은 자식을 대하듯 돌 본 곡식들을 수확하러 들녘으로 나갈 것입니다. 농부님들은 "잘 자라 주었구나. 고맙다" 단단히 여물은 곡식을 어루만지며 곡식들에 고마움을 전할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은 그리 편치 않겠지요. 한 평생 땅 말고는 한 눈을 팔지 않은 농부님들을 아프게 하는 일이 이 땅에서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오늘도 제가 사는 전북 군산에서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지친 몸을 이끌고 '한미 FTA'를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굳은 살 가득한 손으로 피켓을 들고, 주름진 얼굴에 빨간 띠를 두르고, 힘겨운 목소리로 외치더군요.
"우리 농민들은 어찌 살라고 그러느냐 이놈들아!"라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갸냘픈 외침을 들으며 집으로 오는 데, 간혹 쓰러진 벼가 눈에 들어오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리던지요.
'그나마 저 놈들이라도 쓰러지지 말고 풍년 들어야 우리 아버지 어머니 조금이나마 기운 내시련만….'속으로 그랬습니다. "벼야, 꼭 비바람 이겨내야 한다. 절대 쓰러지면 안된다!"라고….
덧붙이는 글 | 꼭 풍년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