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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자전거 오디너리. 앞 바퀴가 뒷 바퀴보다 훨씬 크다.
초창기 자전거 오디너리. 앞 바퀴가 뒷 바퀴보다 훨씬 크다. ⓒ 오마이뉴스 김대홍

부품을 알면 자전거가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부품 성능과 자전거의 특성을 알면 자전거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자전거와 사람이 한 몸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자전거 수리점이자 판매점인 오디바이크(odbike.co.kr)를 찾은 것도 그래서다. 자전거를 보다 잘 알기 위해서. 지난 9월 1일 황영식 정비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여기에 소개한다.

[핸들바] 일자형에 숨은 지렛대 원리

"일자형 핸들바는 가운데 부분이 왜 이렇게 굵은 거죠?"
"(몸의) 하중을 견디기 위해서죠. 핸들바 길이가 길어질수록 양손으로 누르는 힘이 커지기 때문에 가운데 부분이 좀더 튼튼해져야 합니다. 이른바 지렛대 원리죠."

다양한 일자형 핸들바들을 소개하고 있는 황영식씨.
다양한 일자형 핸들바들을 소개하고 있는 황영식씨. ⓒ 오마이뉴스 김시연
생활자전거에 쓰는 일반적인 핸들바는 U자형으로, 핸들을 잡으면 평소 팔을 앞뒤로 흔들 때 손바닥 방향과 같아 평지에서 편하다. 일자형 핸들바는 온몸을 실어서 산에서 내려올 때 체중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다.

경주용 자전거(사이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드롭바'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형태다. 이처럼 각 자전거 성능과 타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핸들바가 만들어졌다.

심지어 일자형 핸들바도 수십가지 종류다. 단순 일자형은 크로스컨트리(XC)에서 많이 사용하고, 가운데 부분이 꺾여져 있는 라이저바(일명 갈매기바)는 다운힐(내리막)과 프리라이딩(산악자전거를 타는 한 형태)에서 많이 사용한다. 또한 단순 일자형 가운데도 전체 굵기가 같은 것, 가운데가 두툼한 것 등 모양이 제각각이다.

핸들바는 스템을 통해 몸체와 이어진다. 스템 모양도 천차만별. 가장 짧은 것은 50㎜, 가장 긴 것은 130㎜ 정도다. 길이가 세배 이상 차이난다. 뿐만 아니다. 각도도 다르다. 각도가 없는 게 있는가 하면 25도에 이르는 것도 있다. 왜 이렇게 모양이 다양한 것일까?

"옷을 고를 때도 자기 몸에 맞는 것을 고르잖아요. 자전거도 마찬가지에요. 타다보면 불편할 때가 있을 거예요. 위치가 안 맞거나 각도가 안 맞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부품만 살짝 바꿔줘도 자전거 타기가 훨씬 편해집니다."

[안장] 멈출 때는 안장에서 내려서야

안장 높이는 아래쪽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려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안장 높이는 아래쪽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려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 오마이뉴스 김시연
만화 <내 마음 속의 자전거>를 보면 주인공 아오바가 안장 위치 조절만으로 자전거 성능을 높이는 장면이 나온다. 돈을 안 들이고도 가장 쉽게 성능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안장이다.

그렇다면 안장 높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아래 페달을 밟고 다리를 쭉 뻗었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려지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정도 높이면 안장에 앉았을 때 발바닥은 땅에 닿지 않는다. 위험하지 않을까?

"안장에 앉은 상태로 선다고 생각하니 그렇죠. 바닥에 멈췄을 땐 안장에서 내려와 두 다리로 서는 게 좋아요."

안장 앞뒤 각도는 수평을 유지해야 하지만 오르막길을 오래 타거나 사타구니가 압박당한다고 느낀다면 안장 앞머리를 조금 낮추는 것도 좋다.

사타구니 불편 때문에 요즘엔 안장 가운데 홈이 파진 전립선 보호용 제품이 많이 나왔다. "남자만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황영식씨는 "남녀공용"이라고 답했다.

"푹신한 안장이 좋은가, 딱딱한 안장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판단 유보. 푹신한 안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젤'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딱딱한 원장이 편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단다.

안장 가운데가 움푹 패이거나 뚫린 전립선 보호용 안장.
안장 가운데가 움푹 패이거나 뚫린 전립선 보호용 안장. ⓒ 오마이뉴스 김시연
[페달] '토클립' 사용하면 힘 두배

페달을 밟을 땐 발 중간부분보다 앞꿈치를 싣는 게 좋다. 다리의 힘을 제대로 페달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나 접이식 페달은 내구성이 약하다. 특히 플라스틱 페달은 물기가 있을 때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다. 페달과 발의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게 바로 핀페달. 페달 위에 나사 돌기가 나와 있어 미끄럼을 방지한다. 그러나 자칫 삐끗하면 나사 돌기에 발이 긁힐 수 있다.

자전거전용 신발에 끼울 수 있는 클립리스 페달. 내려갈 때와 올라갈 때 다리 힘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자전거전용 신발에 끼울 수 있는 클립리스 페달. 내려갈 때와 올라갈 때 다리 힘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 오마이뉴스 김시연
장거리나 속도를 즐기는 라이더들은 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토클립(toe-clip)이나 클립리스 페달을 사용하기도 한다.

토클립은 신발을 페달에 고정시켜 페달을 밟을 때뿐 아니라 위로 끌어올릴 때도 힘을 전달할 수 있다. 단, 자전거가 넘어졌을 때 발이 빠지지 않아 부상 위험이 있다.

클립리스 페달 역시 스키 바인딩처럼 페달에 신발을 고정할 수 있는 클릿이 달렸다. 단 클립리스 페달을 이용하려면 자전거전용 신발을 신어야 한다. 페달도 갈수록 내구성이 높으면서 가벼운 모델이 많이 나오고 있다.

[타이어] 옆면 숫자의 비밀은?

타이어 옆면에 잔뜩 적혀 있는 숫자들. 자전거 바퀴에 대한 기본 정보가 담겨 있다.
타이어 옆면에 잔뜩 적혀 있는 숫자들. 자전거 바퀴에 대한 기본 정보가 담겨 있다. ⓒ 오마이뉴스 김시연
타이어를 보면 옆면에 숫자가 잔뜩 적혀 있다. 그 숫자들이 바로 자전거 바퀴의 기본 정보다. '26×1.95라'고 적혀 있으면 바퀴 크기가 26인치, 폭이 1.95인치라는 뜻이다.

'MIN 40-MAX 60 P.S.I (2.8-4.6㎏f/㎠ 280-460Kpa)'라는 부분은 공기압을 가리킨다. 산에서 탈 때는 공기를 빼 접지면을 넓히고, 도로에서 탈 때는 공기를 가득 채워 접지면을 최소화해주는 게 좋다. 접지면이 넓을수록 마찰력이 커져 제동거리가 짧아지고, 좁을수록 속도는 빨라진다.

공기압 게이지가 붙어있는 공기펌프를 사용하면 타이어의 적정 공기량을 맞출 수 있다. 단 공기압 게이지가 없을 경우엔 손가락을 눌렀을 때 살짝 들어갈 정도가 적당하다.

'← DRIVE'라는 글자는 타이어 진행방향을 나타낸다. 바퀴가 구르는 방향과 일치하면 잘 끼워진 것이다.

타이어 종류 중엔 튜브가 없는 튜브리스 타이어가 있다. 상대적으로 일반 타이어보다 펑크에 강하다. 하지만 펑크가 아예 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전용 림을 사용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일단 펑크가 나면 구멍난 곳을 찾기 힘들다.

황영식씨는 "튜브리스 타이어라도 튜브를 넣을 순 있지만 그만큼 경량화 효과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디바이크 매장 한 쪽을 가득 채운 공구들.
오디바이크 매장 한 쪽을 가득 채운 공구들. ⓒ 오마이뉴스 김대홍

체인 게이지를 이용하면 체인 교체 시기를 알 수 있다.
체인 게이지를 이용하면 체인 교체 시기를 알 수 있다. ⓒ 오마이뉴스 김시연
자전거는 타는 것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자전거 수명이 훨씬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영식씨에게 자전거 관리에 대해서 물었다. 매일 매일 확인해야 할 사항은 타이어, 기어, 핸들, 브레이크 부분. 이 중 브레이크 패드는 6개월에 한 번씩, 체인은 6개월~1년 사이에 새로 갈게 된다고.

브레이크 패드는 홈이 없어질 정도면 이미 갈 때가 된 상태다. 그전에 바꿔주는 게 안전을 위해서 좋다. 브레이크 패드는 양쪽이 똑같이 맞물리도록 해야 한다.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그 쪽만 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 맞고 난 뒤엔 제동력이 많이 떨어진다. 이때엔 마른 헝겊으로 림을 닦아주어야 한다.

체인간 벌어진 간격을 측정하는 체인 게이지를 이용하면 체인 교체 시기를 알 수 있다.

체인은 비를 맞게 되면 녹이 슬어 상태가 금방 나빠진다. 녹이 스는 부위엔 미리 윤활유를 발라주는 게 좋다. 평상시엔 건식용을, 비 오는 날엔 습식용을 발라주면 된다. 습식용은 대단히 끈적거리기 때문에 평상시에 바르면 이물질이 많이 묻을 수 있다. / 김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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