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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리나씨와 친구분이 마련해 준 초화의 집
김애리나씨와 친구분이 마련해 준 초화의 집 ⓒ 김애리나
중복이던 7월 30일 낮. 애리나씨는 초화에게 갔습니다. 그런데… 에그머니나. 초화는 차가 막 다니는 길에 그대로 누워 자고 있었습니다. '초화야!' 애리나씨는 소리를 질러 초화를 깨웠습니다. 그곳은 공사판이고 늘 트럭이 왔다 갔다 하는 곳입니다. '위험한 곳에서 어쩌려고 그래!' 초화를 야단친 애리나씨.

차도 옆에서 자고 있는 초화 발견
차도 옆에서 자고 있는 초화 발견 ⓒ 김애리나
"일어나! 위험하잖아!" 애리나씨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일어나! 위험하잖아!" 애리나씨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 김애리나
그날 밤. 간식을 주러 갔더니 초화는 단단히 삐졌는지 간식도 먹지 않고 입도 맞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개나 사람이나 야단맞는 것은 싫은가 봅니다.

단단히 삐진 초화. 입도 안 맞추고 돌아섭니다.
단단히 삐진 초화. 입도 안 맞추고 돌아섭니다. ⓒ 김애리나
초화가 늘 마시는 공사장의 더러운 물
초화가 늘 마시는 공사장의 더러운 물 ⓒ 김애리나
초화는 늘 공사판의 더러운 물을 먹습니다. 애리나씨는 초화가 그곳에 다가가지 못하게 하려고 물통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참 이상합니다. 초화의 물통이라고 붙여두었는데 벌써 여러 번 물통이 없어졌습니다.

애리나씨는 주변의 고양이들에게도 집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들어 놓으면 바로 집이 없어집니다. 참 이상하죠? 집 없는 개와 고양이에게 쉴 공간과 맑은 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초화의 물통. 누리는 애리나씨가 돌보는 초화처럼 불쌍한 개입니다.
초화의 물통. 누리는 애리나씨가 돌보는 초화처럼 불쌍한 개입니다. ⓒ 김애리나
애리나씨가 초화를 만난 지 두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제 초화의 웃음을 더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개들도 생명인지라 감정이 있고 그 감정은 미묘하지만 표정으로 나타납니다. 간식을 받아먹고 애리나씨에게 입 맞추고… 일상이 되었습니다.

초화의 웃는 모습
초화의 웃는 모습 ⓒ 김애리나
초화야~ 어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니?
초화야~ 어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니? ⓒ 김애리나
지난 8월 14일 밤 애리나씨가 초화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애리나씨는 본척만척, 한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초화. '초화야 어딜 그렇게 보고 있어?'

식당 아저씨가 데리고 온 강아지
식당 아저씨가 데리고 온 강아지 ⓒ 김애리나
그런데… 식당 구석에 묶여 있는 어린 강아지 한 마리가 애리나씨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식당 아저씨는 초화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아 방금 젖을 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다고 합니다.

어린 강아지답게 금세 꼬리를 치고 장난을 치는 녀석. 강아지들이 너무 일찍 엄마로부터 떨어진 것은 아닐까요? 그래도 인간은 성인이 될 때까지는 부모와 함께 사는데 말입니다. 어린 강아지를 분양이라는 명목으로 데려오면서 엄마는 아니지만 주인이라는 위치에서 사랑해주면 좋겠는데, 다시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 녀석은 마음씨 좋은 식당 아저씨의 품에 왔으니 다행입니다.

나한테도 관심 좀 가져 주세요~
나한테도 관심 좀 가져 주세요~ ⓒ 김애리나
애리나씨가 강아지와 노는 것이 질투가 났는지 초화가 짖습니다. 하지만 내내 강아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합니다. 초화가 강아지를 통해 마음 문을 열고 지금보다 더욱 밝아질까요? 외롭고 고단한 초화와 엄마와 헤어진 강아지, 이제 한 식구입니다.

덧붙이는 글 | 월간 <채식물결>에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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