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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새색시 미소처럼 곱게핀 호박꽃
수줍은 새색시 미소처럼 곱게핀 호박꽃 ⓒ 정길현
임영조 시인의 '호박꽃' 이라는 시중에 다음과 같이 호박꽃을 잘 표현된 시 구절이 있다.

질펀한 맨땅에 퍼질러 앉아
호호호호 샛노란 웃음도 파는
억척스런 점례를 보았습니다


우리와 친근한 고향친구 점례로 비유 서민적인 꽃임을 잘 표현해준 것 같다. 호박꽃을 실제로 이른 아침에 들여다보면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신비의 색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꾸미지 않은 연한 오렌지색에 화사하지도 티 나지도 아니하며 수줍은 새색시의 미소처럼 포근함을 안겨주는 꽃이다.

이른아침 살며시 꽃잎을 열여 속내를 보이는 호박꽃
이른아침 살며시 꽃잎을 열여 속내를 보이는 호박꽃 ⓒ 정길현
그 옛날 새벽 닭 소리에 참빗으로 곱게 머리손질을 마치고 부엌에 들어서던 착한 새댁처럼 호박꽃은 단정하며 소박하고 청조(淸操)한 모습으로 이른 아침 예쁜 모습으로 피어난다.

많은 꽃들이 활짝 필 때는 아름답지만 시들어 떨어질 때의 모습은 호박꽃 질 때와 같이 모두 아름답지 못한 추한 모습을 보인다.

꽃 중에서 호박꽃은 아주 큰 통꽃이다. 손님이오면 편히 쉴 수 있도록 포근하고 넉넉한 공간을 내포하고 있어 벌과, 나비, 기타 곤충들이 이 정자에서 많이 노닐다 간다. 이른 아침 곱게 단장하고 그윽한 꽃 향을 품으며 연한 노랑의 우아한 치맛자락을 슬며시 들어내 보이는 호박꽃을 본 적 있는지. 천고마비의 계절 호박꽃의 아름다운 진면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한편의 시(詩) 감상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길 바란다.

ⓒ 정길현

덧붙이는 글 | 호박꽃은 충매화(蟲媒花)로서 곤충에 의하여 꽃가루가 운반되어 수분(受粉)이 이루어지는 꽃이며, 꽃잎과 색이 아름답고 꽃가루에 점성이 있으며 특유의 곤충이 좋아하는 향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곤충이 많이 모인다.(충매화 종류: 개나리, 벚꽃, 호박꽃, 무궁화꽃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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