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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을 향해 막바지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6월의 영동 예술공원
완공을 향해 막바지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6월의 영동 예술공원 ⓒ 김기
인구 5만의 충청북도 영동군. 일교차가 크고 낮으로는 일사량이 풍부해 포도 및 과일 맛이 달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군 단위임에도 국악예술단을 오래전부터 설치, 운영해오고 있다. 영동군청 입구에는 <국악의 고장>란 말을 자랑스럽게 걸어놓은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악하면 소리의 고향이라는 전주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전주대사습 및 전주소리세계축제 등 전주시 자체가 국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까닭이다. 또한 전주에서는 많은 국악명인명창이 배출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국악의 고장이란 말은 전주가 아닌 충북 영동군청에 크게 내걸린 것은 인지도에도 영동군민들이 그만큼 국악에 대한 애정이 큼을 말해주는 것이다. 거리에서 만난 영동군민들은 누구나 난계와 국악 그리고 국악축제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난계 박연 동상 뒤편으로 사당이 모셔져있다. 난계국악축제가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
난계 박연 동상 뒤편으로 사당이 모셔져있다. 난계국악축제가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 ⓒ 김기
영동군민의 국악사랑은 영동 출신인 세종 때의 난계 박연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손꼽히는 박연을 기리는 사당과 난계국악박물관이 영동군 초입에서 외지인을 맞는다. 세종 때의 상소문과 그의 가훈 등을 엮어서 간행한 <난계유고>를 살펴보면 박연이 음악에 얼마나 정통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영동은 박연의 정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국악계에서 명성을 높이는 국악인들이 많다. 해금의 정상이라고 꼽히는 한예종의 정수년, 생황의 독보적 존재인 손범주, 흔치 않은 남자 가야금의 맥을 이어가는 한예종전통예술원 민의식 원장, 대중적 인기가 높은 소리꾼 김용우, '꽃분네야' 등 국악가요를 널리 알리고 있는 추계예대의 강호중 등. 작은 지역임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위력이 아닐 수 없다.

매년 8월이면 난계국악축제와 포도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올해로 39회를 맞는 가장 오래된 지역 국악축제이다. 현재 영동군은 적정인구의 대략 50% 선으로 최근 인구 감소폭이 주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이촌향도 경향으로 과거에 비해 경제, 사회 활동인구가 모자라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20여 명의 정규 국악예술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모습이다.

정구복 영동군수
정구복 영동군수 ⓒ 김기
정구복 영동군수는 영동을 영국의 에딘버러, 프랑스의 아비뇽, 캐나다 퀘벡 그리고 멕시코 세르반티노와 같이 자연친화적 국제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전임군수 재임부터 추진해온 늘머니과일랜드 추진계획과 완공을 눈앞에 두고 마무리 공정을 보고 있는 영동공원 등 축제를 위한 기반시설을 통해 충분히 세계적 축제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지자제 이후 봇물 터지듯이 늘어난 지방축제지만 영동의 경우 40년 역사를 가진 국악축제를 지탱해온 힘을 보아 국제 축제로의 변신도 꿈은 아닐 듯하다.

덧붙이는 글 | 8월 25일부터 열려 영동의 포도와 와인도 맛볼 수 있는 난계국악축제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nangye.yd21.go.kr)를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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