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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 그 사나이>
<포도밭 그 사나이> ⓒ kbs
지난 18일 종영한 KBS <미스터 굿바이>와 이번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백한번째 프로포즈>는 어쩌면 시기를 잘못 만난 작품이었다.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호연에서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기대보다 저조한 시청률로 조용히 퇴장했거나 퇴장을 앞두고 있는 것.

방영 시기가 국민적 축제인 월드컵 개막과 겹쳐 드라마 홍보에 실패한데다, 들쭉날쭉한 편성의 희생양이 되어 시청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무엇보다 현재 안방극장 최고 인기작인 MBC <주몽>과 맞붙는 대진 상의 불운도 부진한 성적표에 한몫을 담당했다.

자체 시청률 신기록을 경신하며 이제 완연한 장기 독주체제에 접어든 <주몽>을 위협할만한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을까? <미스터 굿바이>와 <백한번째 프로포즈>의 종영이후 8월부터 월화 드라마 시장은 이제 2라운드에 접어든다. KBS <포도밭 그 사나이>와 SBS <천국보다 낯선>이 그 주인공.

24일 첫 방송되는 <포도밭 그 사나이>는 <궁>의 히로인으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출신 연기자 윤은혜의 4개월만의 복귀작으로 시선을 모은다. 소설가 김랑의 동명 원작을 드라마화한 이 작품은, 1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 포도밭 1만 평을 물려주겠다는 숙부의 말에 창업자금을 마련차 시골로 간 도시처녀와 농촌 총각의 사랑을 다룬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소재나 구성면에서 현빈이 주연한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의 여성 버전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궁>을 통해 좌충우돌하는 엉뚱한 황태자비로 성공적인 연기자 변신에 성공한 윤은혜가 이번에는 '농촌 정복'에 도전하는 파란만장한 도시처녀 이지현 역을 맡았다. 드라마 <신돈>과 뮤지컬 <헤드윅>으로 알려진 유망주 오만석이 농촌총각 장택기 역을 맡아 미니시리즈 첫 주연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야인시대> <루루공주>의 정소영과 <논스톱>의 김지석, <레인보우 로망스>의 강은비 등도 합류한다.

일일극 <백만송이 장미>와 <장미울타리>, 다수의 단막극을 연출했던 박만영 PD가 오랜만에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한 트렌디 드라마의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내 인생의 콩깍지>, 영화 <집속> 등을 집필하며 주로 MBC에서 활약해왔던 조명주 작가가 KBS로 무대를 옮겨, 지난해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가을소나기>의 명예회복에 나서는 것도 눈에 띈다.

이렇다할 톱스타가 별로없는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는 단연 '윤은혜의 신작'이라는데 관심의 초점이 쏠린다. 첫 작품 <궁>으로 기대이상의 홈런을 날렸지만, 연기력 면에서 아쉬움도 많이 자아냈던 윤은혜로서는, 다같은 신인으로 출발했던 전작과 달리, 이제는 자신의 이름값으로 극을 이끌어나가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포도밭 그 사나이>는 그녀의 진정한 연기자 변신과 흥행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천국보다 낯선>
<천국보다 낯선> ⓒ sbs
지상파 3사중 가장 후발주자로 31일부터 전파를 타게 되는 <천국보다 낯선>은 정통 멜로드라마다. 최근 안방극장보다 스크린에서 주로 활약해온 김민정과 이성재, 엄태웅 등 스타급 배우들이 오랜만에 친정인 드라마로 복귀한 작품이라는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역 배우에서 이제 성공적인 성인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김민정이 상처를 간직한 톱가수 유희란 역을 맡았고, 그녀를 두고 삼각관계에 빠지는 형제 역으로 이성재(노윤재 역)와 엄태웅(강산호 역)이 캐스팅됐다.

연출은 <봄날> <매직>등의 작품을 통해 감각적인 멜로드라마에 장기를 보여온 김종혁 PD가 맡았고, 극본은 <햇빛 쏟아지다>에서 이미 김PD와 호흡을 맞춘바 있는 조정화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두 작품은 나란히 10대에서 20대 위주의 시청자들을 주요 타겟층으로 하는 전형적인 트렌디 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퓨전 사극 <주몽>이 이미 선풍적인 인기로 안방극장을 선점하고 있고, 최근 톱스타들의 출연과 막대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에 어필하는 트렌디 드라마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이 두 작품이 가야할 길은 멀어보인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시청률에 대한 압박감을 버리고 좀더 내용과 완성도에 충실한 이야기 전개로 마니아 팬들을 끌어모았던 전작들의 모범 사례를 되새길 필요도 있다. 최근 트렌디 드라마들이 잇달아 외면받고 있는 이유는, 과거와 같은 흥행 공식에 치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반복되는 소재와 식상한 구성에 있다.

국내에 방영되는 청춘물의 80% 이상이 삼각관계나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 스토리에 비중을 둔 천편일률적인 멜로물인데다가, 비슷한 캐릭터와 인물관계를 반복하고 있으면서 대중의 정서를 반영하지 못했던게 사실. 새로운 출발점에 선 신작들로서는, 눈높이가 까다로워진 요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기존의 트렌디 드라마에 비하여 얼마나 차별화된 극적 구성을 보여줄지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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