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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로 바라보는 아름다운 세상
은유로 바라보는 아름다운 세상 ⓒ 정기상
<환한 꽃의 상처>, 유진택의 시집이다. <시와 에세이> 출판사에서 2006년 7월 10일 출판된 시집으로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시는 시어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는 문학의 한 장르다. 시어 선정은 작가의 천재성에 의해 결정이 되고, 시어를 눈이 부시도록 빛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야 다양한 시적 기법을 활용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기법이 바로 은유다. 저자의 시적 은유가 독자를 감동시키고 있다.

(전략)
속 쓰리고 매운 것들이 고추 속에 잔뜩 들어가 있다.
저 고추 빨갛게 익으면 맵고 독한 성질 풀어질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살갗 속에서
달가닥거리며 즐거워하는
노란 고추씨앗들의 노랫소리 들을 수 있을까
(후략) - '칠월 땡볕의 고추'


생노병사의 고통으로 얼룩져 있는 인생의 모습이 손에 잡히는 듯 하다. 개인의 아픔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정부패로 얼룩져 있는 세상의 모습까지 상징하고 있으니 시인의 능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쓴 세상의 맛뿐만 아니라 달콤한 사랑에 대해서도 예민하다. '개구리들이 서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것이다. 하얀 달빛에 잠든 논두렁 풀들이 내 마음 속에 더 포근한 고요를 안겨주었다'(달빛에 젖은 개구리 알 1) 이 얼마나 감성적인가. 당장이라도 깊은 사랑에 빠져들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 어렵다.

'아버지의 과일 창고'에서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삶에 있어서 천륜만큼 소중한 것은 없고, 되풀이 되는 역사 속에서 효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 벌레 한 놈'에서는 양극화 현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서민들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나눔의 아름다움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절절하다. '어머니의 몸'에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전략)
절묘한 박자로 이어지는 오케스트라
한 놈의 이탈자도 없이 그 소리 고르게 들려오고
달빛에 취한 호흡이 척척 맞는다.
(후략)


우리의 삶은 바로 절묘한 박자로 이어지는 오케스트라일 것이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반복되며 이어지는 우리의 삶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시집은 우리의 보물이 될 수 있다. 유진택의 시집 <환한 꽃의 상처>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시들로 차 있다. 잠시 생활에서 벗어나 시에 몰두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 될 수 있다.

환한 꽃의 상처

유진택 지음, 시와에세이(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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