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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열리는 발달장애아 음악치료돕기 기금마련 공연 '여름, 쉬어가다' 포스터.
7월 4일 열리는 발달장애아 음악치료돕기 기금마련 공연 '여름, 쉬어가다' 포스터. ⓒ 최정돈
판소리 말아톤으로 불리는 소년이 있다.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배형진과 같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고, 판소리를 통해서 놀라운 장애 개선 효과를 얻어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중3의 발달장애아 최준(고명중)을 판소리 말아톤이라고 부른다. 지난 4월 1일 일반인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판소리 완창에 성공했다.

마라톤도 그렇고 판소리 완창도 그렇고 정말 어려운 일이기에 최준의 판소리 완창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최준 주변은 새로운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최준의 친구가 되어 그와 함께 발달장애아를 돕는 음악적 노력을 기울이고자 <사랑울림>이란 모임이 만들어졌다.

<사랑울림>의 첫 음악회 '여름, 쉬어가다'가 7월 4일 저녁 8시 광화문 금호아트홀에서 열린다. 강북장애인복지관이 주최하고 사랑울림이 주관한다.

아직 발달장애아에 대한 뚜렷한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았지만, 꾸준한 음악학습을 통해 놀라운 발전을 경험한 준이 부모를 비롯해서 준이를 돕고자 음악가들이 마음을 모았다. 기금을 마련해 발달장애아들을 음악적으로 도울 수 있는 계기를 갖고자 한다는 것이다.

'여름, 쉬어가다'에 참여하는 음악가, 영상작가들. 오른쪽 끝이 준이 아버지 최정돈씨
'여름, 쉬어가다'에 참여하는 음악가, 영상작가들. 오른쪽 끝이 준이 아버지 최정돈씨 ⓒ 김기
준이에게 피아노를 지도하게 되어 인연을 맺은 피아니스트 신민임씨를 비롯해서 플루티스트 김연수, 첼리스트 이주영, 성악가 이미향, 이상주씨 등이 이번 음악회에 선뜻 동참했다. 물론 이들은 모두 개런티 없이 무대에 선다.

그리고 시각예술가 박준식, 김현철씨 등이 준이와 관객을 위한 영상도 음악과 함께 제공하기 위해 영상작업을 맡고 나섰다. 노숙여성 쉼터 마련을 위한 음악회를 매달 열고 있는 최영미 아나운서도 가세했다.

이들 사랑울림 음악가들은 이번 음악회를 시작으로 해서 최대한 자주 기금마련 음악회 및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서 발달장애아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또한 준이를 비롯한 발달장애아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그룹활동을 지도할 계획.

이번 음악회에서 준이는 판소리가 아닌 피아노 연주에 도전한다. 준이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피아노를 그저 두드리기만 할 뿐 그것이 음악이 될까 기대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준이 부모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준이에게 음악을 가까이 하게 하였다. 하나 둘 선생님들은 떠나도 어떻게 다시 선생님을 찾아서 설득하고 간청해서 지도를 이어왔다.

초등학교 1학년에 시작해서 이제는 무대에 설 정도로 실력이 늘어난 최준.
초등학교 1학년에 시작해서 이제는 무대에 설 정도로 실력이 늘어난 최준. ⓒ 김기
그것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단 준이가 피아노를 자신의 것을 인정하고 받아드리고는 절대음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한 판소리는 불과 5년 만에 완창에 도전할 만큼 높은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영화 <말아톤>을 통해서도 잘 나와있지만 발달장애아가 어떤 성취를 얻기까지는 반드시 누군가의 지독한 애정과 인내가 필요하다. 대부분 부모가 그 역할을 하게 되고, 준이에 대한 부모의 믿음과 기대는 계속해서 준이를 변화하게 하고 있고, 그 변화는 준이와 상관없는 음악가들도 감화시키고 있다.

사랑울림 음악가들이 팸플릿을 통해 밝힌 글에 한 대목이 눈이 들어온다. 이들이 음악회에 참가하는 자세의 눈높이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준이는 요술거울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거울을 통해선 볼 수 없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하는 마술을 부리는 준이입니다. 물론 정작 준이 자신은 그런 것은 아랑곳 않고 그저 자기 걸음을 묵묵히 걸어갈 뿐입니다. 그러나 준이에게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 더 오랫동안 많은 친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준이와 친구가 되고자 합니다. 그것으로 우리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천사가 아름다운 것이 너무도 당연하지만 천사가 아닌 사람들이 아름다워야 사람 사는 우리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번 음악회는 '여름, 쉬어가다'는 그렇게 아름다운 휴식을 권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판소리 춘향가를 완창한 최준.
지난 4월 1일 판소리 춘향가를 완창한 최준. ⓒ 김기

덧붙이는 글 | 발달장애아 음악치료기금마련 자선음악회 

“여름, 쉬어가다” 

주    최   강북장애인복지관 
주    관   사랑울림 
분    류   클래식 공연 
일    시   2006년 7월 4일 오후 8시 
장    소   금호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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