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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부터 32층에서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 자신들을 지지방문해 준 노동자들에 대한 고마움과 반가움을 함성과 손을 흔드는 것으로 표현했다.
ⓒ 김용한
건설노동자들의 볼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23일 대구에서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자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앞에서 총파업 승리대회를 연 건설노동자 3000여명은 대구시와 한나라당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우달 민주노동당 대구본부장은 "언론의 왜곡보도와 경찰의 폭력성 등이 맞물려 현장의 목소리와 절실한 건설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데 대한 전국적인 공감대가 만들어져 전국 집회를 대구에서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뒤 범어네거리와 황금네거리를 거쳐 건설노동자 70여명이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는 대우트럼프월드 건설현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그곳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파업 승리를 다시 다짐하는 행사를 열었다.

▲ 전국에서 모여든 건설노조 노동자들이 대구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대우트럼프월드까지 거리행진하는 모습.
ⓒ 김용한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 소속 노동자 70여명은 ▲임금인상 ▲조합원 우선고용 ▲다단계 하도급 폐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건설노조 소속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대구본부 조합원들의 방문은 고공농성을 펼치는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됐다. 32층(높이 100여m)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건설노동자들도 고공농성을 지지 방문한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에게 힘찬 함성으로 화답했다.

건설노동자 70여명, 20일부터 고공농성 중

▲ 대회 참가자들이 대우트럼트월드에 도착해 32층에서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들에게 지지의 함성을 보내고 있다.
ⓒ 김용한
남궁현 건설노조 위원장과 정우달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김기수·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은 32층까지 건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조합원들을 위로했다. 한 농성자는 대표단의 방문에 대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반갑다"고 전한 뒤 "우리의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남궁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건설노동자는 오랜 시간 동안 건설 자본들에게 피를 빨려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며 "대구의 투쟁은 대구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국 건설노동자들의 울분이고 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잘못"이라고 강조하면서 "새벽 5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밖에 모르는 사람들을 폭력배, 폭도로 매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노동3권은 헌법에 보장돼 있다"며 "당 차원에서 다음 주 중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대구지부 소속인 의사 노태명씨, '행동하는 의사회'에 속한 공중보건의 최창식씨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구경북본부 간호사들도 이날 농성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의 건강을 점검하고 진료했다.

한편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와 회사측 간에 진행되다가 중단됐던 단협 협상이 재개됐으나 임금 인상률 차이(노조 20% 인상 주장, 사측 5% 인상) 등 때문에 좀처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범어네거리의 8차선 도로를 점거, 연좌농성을 벌여 교통 흐름에 장애가 생기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기도 했고 차 밖으로 나와 목청을 높이는 시민도 있었다.

▲ 지지방문 대표단들이 농성 중인 조합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 김용한

▲ 인의협과 행동하는 의사회 소속 의사들과 보건의료노조 소속 간호사들도 이날 고공농성 현장을 방문, 노동자들의 건강을 진단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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