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보건복지위 소속인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은 학교 급식 대란과 관련해 23일 오후 1시 식중독 식자재를 공급한 CJ푸드시스템 계양물류센터를 방문조사한 뒤, 국회 기자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보건복지위 소속인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은 학교 급식 대란과 관련해 23일 오후 1시 식중독 식자재를 공급한 CJ푸드시스템 계양물류센터를 방문조사한 뒤, 국회 기자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보강 : 23일 오후 6시 55분]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이 당일 새벽 무리하게 월드컵 시청을 하고 등교했기 때문에 탈이 났을 것이다."

급식 위탁업체인 CJ푸드시스템 관계자가 집단 식중독의 원인이 월드컵 시청에 있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강기갑·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23일 오후 CJ푸드시스템 인천물류센터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하던 자리에서다. 이날 조사에는 식약청 경인지방청장, 식품안전팀장 등 정부관계자 4명도 동행했다.

식중독 사태의 원인을 묻자 해당 업체 관계자는 "동일한 자재를 사고 당일 기업, 병원 등 타 기관에도 납품을 했으나 다른 곳에서는 사고가 없었다"며 "아마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이 당일 새벽 무리하게 월드컵 시청을 하고 등교했기 때문에 탈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인천·수원 물류창고가) 운반보전업으로 분류된 곳이라 관련 규정을 지켰을 뿐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이에 대해 "급식을 먹으려면 면역력을 키우란 말이냐"며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업체의 윤리 수준이 의심되는 한심한 인식수준의 일단"이라고 비난했다.

급식용 냉동돈까스, 유통기한은 '2007년 11월까지'

23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식중독에 걸렸던 학생이 준비해온 죽을 먹고 있다.
23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식중독에 걸렸던 학생이 준비해온 죽을 먹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또한 이번 현장조사에서는 유통기한이 2007년 11월까지로 표기된 냉동돈까스 등 냉동가공식품류가 대량으로 창고에 보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육류, 채소류 등 부패하기 쉬운 식재료를 1년 이상 보관하고 이를 다시 식탁에 올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현장 조사 결과 CJ푸드시스템은 지난 3월과 4월 식약청 식자재 공급업체 합동단속에서 제외됐음이 밝혀졌다.

해당 업체는 이에 대해 "인천·수원 물류 창고가 '운반보존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식자재 공급업체 대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사단은 "식품안전관리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CJ푸드시스템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야기되는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미비한 제도는 즉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법의 미비를 이용한 편법 행태의 실태와 유착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추가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위탁급식제도의 방치와 일원화된 식품안전관리체제 부재가 이번 급식대란의 근본문제"라며 "식자재 납품업체와 정부 교육당국, 보건당국은 물론 학교급식법 등 관련 입법에 손을 놓았던 정치권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CJ푸드시스템 관계자가 집단 식중독의 원인을 "무리한 월드컵 시청 때문"이라고 말한 데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조사단과 만나는 동안 전혀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대외홍보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사단과 같이 있었지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민주노동당 관계자와 사실 여부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