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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 푸른육아
"강연이 끝나고 나면 수많은 엄마들에게서 질문을 받는다. 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아이 키우기를 힘들어하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 발달 과정과 심리에 대해 너무도 한정된 지식과 편견을 갖고 있음에 종종 놀라곤 한다.

아이는 지적, 정서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내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부모가 갖고 있는 가치와 욕구를 부정하는 일시적인 행동을 하곤 하는데, 이럴 때 부모는 자기 아이가 잘못한다고 생각하고 심하게 야단을 치거나 벌을 줌으로써 가장 행복해야 할 부모와 자식 관계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워 본 부모라면 이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우리 아기가 소리나 몸짓을 통해 자기 주장이나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엉덩이라도 때려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어린 아가도 떼를 쓰며 엄마 속을 뒤집어 놓는데 미운 세네 살, 일곱 살 아이들은 오죽하랴.

아이 키우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해 본 엄마는 없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교육하는 것인지에 대한 혼란과 의문이 생긴다. 여러 육아서적을 읽어 보아도 뾰족한 수는 없고 중구난방으로 마치 아이를 엄마의 소유물인 양 함부로 대하기 일쑤다. 엄마가 아이로 인해 지칠 때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 바로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배려 깊은 사랑'을 강조한다. 이것은 부모가 정해 놓은 틀에 아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물이 흘러가듯 발달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부모가 쉽게 범하는 잘못 중 하나는 바로 '부모의 생각에 맞는'아이를 키우려고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려 하면 할수록 아이들은 격렬하게 저항하기 때문에 키우기도 무척 힘들어진다. 부모가 아이를 자기 마음대로 뜯어 고치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아이는 저절로 부모에게 협조하는 아이가 된다. 그래서 부모와 아이 모두 서로 편안한 마음으로 한 가족으로서의 삶을 즐길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아이의 발달 단계를 0-12개월 사이의 의존기, 12-18개월의 걸음마 시기, 18-36개월의 제1반항기, 36-72개월의 취학 전 시기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각 단계별로 맞춰 주어야 할 일들이 각각 다른데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걸음마를 하기 전 단계인 의존기의 영아에게는 세상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의 아이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부모가 주는 환경에 의해 발달이 좌우된다. 따라서 의존기의 아이가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잠재적인 가능성을 펼쳐 주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눈빛을 보면서 일관되게 아이의 형편을 우선하고, 풍부한 자극과 조용함이 어우러지는 환경의 제공'이다.

12-18개월 걸음마 시기의 아이는 마치 부모를 괴롭히기 위해 말썽을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건 부모의 오해일 뿐이다. 아이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 때문에 자기 몸을 포함하여 주위 환경을 탐색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혼을 내거나 수치심을 주었을 경우 아이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더 왕성한 호기심을 갖게 되는 제 1 반항기의 아이(18-36개월)에게는 어떤 일을 잘 했을 때에 칭찬을 듬뿍 준다. 그리고 잘못된 행동을 꾸짖는 것이 아니라 무시하고 다른 화제로 시선을 돌리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엄마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그것을 엄마의 '관심'으로 해석하고 계속 그 행동을 하게 된다. 얼른 다른 화제거리를 찾아 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규칙이나 제한은 적어도 제 1 반항기가 끝나는 36개월 이후에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 시기에 부모는 제한된 규칙보다는 보다 넓은 기준을 가지고 아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36개월 이전에 도서관에서 뛴다고 야단을 치면 그 잘못은 부모에게 있다. 아직 아이는 도서관에서 뛰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리다. 현명한 부모라면 애초에 도서관에 데려가서 아이가 부정당할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면에서 36개월 이전에는 친정에 가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를 포함한 많은 엄마들이 얼마나 아이에 대해 무지한가 새삼 놀라게 된다. 아이의 행동을 교정한답시고 위협한다거나 혼을 내는 것은 잠시 미뤄둘 필요가 있다. 위험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을 만한 행동을 제외하고는 크게 문제되지만 않는다면 조금 엉뚱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냥 내버려 두자. 그리고는 얼른 다른 것으로 주의를 환기시키자.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바로 '잘못된 행동을 유발시키는 원인'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를 자극하는 말이나 장소, 다른 아이들과의 접촉, 어른들의 행동을 좀 제지하는 게 좋다. 보다 조심스럽게 아이를 대하고 사랑으로 배려하면서 칭찬해 준다면 그 아이는 더 밝고 긍정적이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최희수 지음, 푸른육아(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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