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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람들은 조상 덕에 잘 사는구나.'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여행담을 들을 때마다 가졌던 생각이다.

물론 이 생각은 '조상만 잘났고 후손들은 못났다'거나 '우리 조상들은 왜 이럴까'하는 의미가 아니다. 말 그대로 조상이 남긴 문화 유산 덕분에 후손들이 적지 않은 혜택을 누린다는 의미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탈리아를 꼽을 수 있다.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이 세계 최고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조상들이 남긴 뛰어난 문화 유산 덕분이다. 지오토(피렌체파 회화의 창시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과 같은 쟁쟁한 예술가들이 남긴 유형의 자산은 전세계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

중국 또한 이탈리아 못지 않게 조상 덕을 많이 보는 나라다. 유형의 문화 유산은 물론이고 무형의 자산도 많다. 아직까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서 읽히고 있는 중국의 고전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시경> <서경> <주역> <논어> <맹자> 등등.

<여씨춘추>도 그 중 하나다. <여씨춘추>는 중국 진(秦)나라의 재상 여불위(呂不韋)가 중국 최고의 인재들을 불러모아 만물의 지혜와 지식을 백과사전식으로 편집한 책이다. 사마천은 "이 책의 내용을 한 자라도 고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천금을 주겠다"고 <여씨춘추>를 극찬하기도 했다.

20세기 중국 최고의 편집자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장쯔먼이 <여씨춘추>를 바탕으로 CEO를 위한 지침서 <리더의 전략>(북폴리오)를 펴냈다. 이 책은 경영 일선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이를테면 인재를 얻는 방법, 성공의 조건, 처세의 기본 법칙, 경영자가 지녀야 할 미덕 등등이다.

<리더의 전략>은 목차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무난하게 이해된다. 책에는 '수신(修身)은 모든 일의 첫걸음' '공평무사해야 뜻을 이룬다' '덕을 베푸는 것보다 더 좋은 무기는 없다' '지성이면 하늘과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등과 같은 금과옥조와 같은 글들이 주렁주렁 담겨 있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쉽게 그 열매들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어려운 한자와 씨름하지 않고도 <여씨춘추>의 정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다.

리더의 전략 - 여씨춘추에서 가려뽑은 CEO의 행동강령

장쯔먼 지음, 김윤진 옮김, 북폴리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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