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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채혜원 기자] 지난주에는 다부진 턱에 섹시하게 수염 난 남자에게 끌리다가, 이번 주는 예쁜 꽃미남이 좋아지는 변덕이 호르몬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28days’의 저자 가브리엘리 리히터만(사진)은 “호르몬은 초강력 분자(potent molecules)이기 때문에 10억분의 1그램만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호르몬은 태아의 신체구조에 영향을 주고 뇌가 호르몬에 반응하는 방식을 결정하기도 한다.

남자보다 여자의 뇌에서 많이 분비되는 옥시토신 때문에 여자는 친밀한 관계에 목말라 하는 반면 남자는 공격성을 유도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여자에 비해 20배나 높다. 이처럼 호르몬은 뇌에 작용하는 인간의 거의 모든 행동에 영향을 준다.

보통 에스트로겐은 여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녀 모두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여자에게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많고, 남자에게는 테스토스테론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많을 뿐이다.

이 3대 호르몬은 각각 수치가 조금씩 올라가거나 내려가기 때문에 그 조합은 매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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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리는 이런 여성들의 호르몬 수치가 생리주기 내내 변화하기 때문에 호르몬이 일으키는 강력한 효과도 매일 바뀐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생리가 시작된 날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면서 충동구매 가능성이 높고, 14일째에는 한 달 주기 중 가장 힘세고 건강한 유전자를 탐내기 때문에 바람피울 가능성이 있다. 휴가 계획은 새로운 경험을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4∼13일 사이로 잡는 것이 좋다.

가임 기간 동안에는 3대 호르몬이 교대로 뇌세포에 드나들면서 일련의 감정, 생각, 욕망 등을 일으킨다.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면 언어능력과 기운이 약해지고 자신감이 줄어들어 연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리주기 후반부에는 이별하기가 쉽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생리주기 초기에는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남자를 분별하는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게 가브리엘리의 충고다.

가브리엘리의 책에도 28일을 기준으로 날마다 체크할 수 있는 지적 능력, 컨디션 등이 기록되어 있지만, 모든 여성의 생리주기가 28일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생리가 시작된 후 14일째인 ‘배란일’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14일이 되기 전 배란을 시작했으면 배란이 될 때까지 13일째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배란하는 날이 몇 번째 날이든 상관없이 그날은 14일이 되는 것이다. 배란일은 질액이 달걀흰자처럼 미끈거리고 난소 부근이 묵직하게 느껴지거나 갑자기 성욕이 증가하는 등의 증상으로 알 수 있다. 배란일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최고치에 이르러 침에 섞여 있는 염분도 최고치를 기록하기 때문에 하루 전에 ‘휴대용 배란 측정기’를 이용해 측정할 수도 있다. 기초체온으로 알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온을 측정했을 때 기초체온이 섭씨 0.5도 정도 올라가면 배란일 다음날이다.

가브리엘리는 저서를 통해 “내 몸을 알면 모든 것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여성들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의 흐름을 읽고 오늘 내게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진정한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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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은 여성건강 바로미터
문현주 한의사가 말하는 월경과 여성건강

▲ 문현주 움여성한의원 원장
"나 그거 해."

오랫동안 월경은 대명사로 불렸다. 이름이 없었다. 많은 여성들이 예전에는 생리대를 살 때도 왠지 죄인처럼 머뭇거리고 가방에서 꺼낼 때도 누가 볼세라 얼른 감추곤 했다.

그러나 요즘엔 월경이 축제가 되는 월경 페스티벌이 열리고 잘생긴 남자 배우가 생리대 광고모델로 등장하며 여학생들에게 생리결석을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공론화되는 등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실제 여성들의 일상을 바꾸고 건강을 지키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21일 미만 40일 이상 월경불순 간주 치료받아야

월경은 내 몸이 내게 보내는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신호다.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과 같이 일정한 주기를 갖고 반복되는 고유의 생리현상인 월경은 초경을 시작하는 14세부터 월경이 끝나는 약 49세경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증식되었던 자궁 내막이 탈락하여 이루어지는 성주기 표시이다.

초경을 시작하고 처음 1~2년간은 아직 호르몬 체계가 성숙되지 못한 시기라 월경주기가 불규칙하고 월경 양이 너무 많기도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배란을 동반한 규칙적인 월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경주기는 평균 28일이며 주기가 2~3일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간은 보통 3~7일간이고 첫날과 둘째 날 양이 많고 점차 줄어들어 일주일 내에 끝나는 것이 정상이다.

월경혈은 연한 암적색을 띠고 응고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월경은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의 긴밀한 협조로 이루어지는 성주기 표시. 때문에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주기가 조금 빠르거나 늦어질 수 있지만 21일 미만의 주기인 빈발월경이나 40일 이상의 주기인 희발월경이 보이면 치료가 필요한 월경불순으로 간주된다.

또한 소량의 갈색 출혈이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배란이 잘 안 되면서 나타나는 기능성 자궁출혈인 경우가 가장 많으며 치료가 필요하다.

월경주기가 불규칙하고 월경 시 덩어리 피가 많은 경우, 참기 힘든 월경통, 월경량의 변화, 월경전증후군 등 월경과 관련된 모든 변화는 곧 내 몸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월경색이 어둡고 덩어리 피가 많이 나오며 월경통이 심한 것은 대부분 차가운 기운이 자궁순환을 방해하여 어혈(瘀血)이 생긴 때문. 월경 전 유난히 우울감이 심하고 유방 통증이 심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간 경락의 소통이 방해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과도한 체중증감때도‘건강 적신호’

월경주기가 갑자기 빨라지는 경우는 몸에 열(熱)이 많은 것이고 월경주기가 갑자기 늦어지는 것은 한사(寒邪)에 상하거나 허증이 심한 경우이다. 갑작스런 체중 증가로 인한 월경불순은 습담(濕痰)이라고 하는 노폐물의 증가와 관련 있으며 무리한 다이어트 후에 나타나는 무월경은 월경의 물질적 기초가 되는 피의 허약함과 관련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건강에서 조경(調經), 즉 순조로운 월경을 가장 우선으로 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성의 몸이 건강하지 않을 때,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몸이 혹사될 때, 이제는 쉬어야 한다고, 나의 몸을 돌봐야 한다고 우리 몸은 ‘월경’을 통해 말한다.

월경은 더 이상 부끄럽고 감추어야 할 여성만의 비밀이 아니라 여성의 건강을 나타내주는 몸의 메시지다. 월경의 변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내 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여성의 건강은 바로 건강한 월경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 문현주 움여성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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