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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의 일터
홍씨의 일터 ⓒ 박준규
중도장애의 삶을 살게 된 그는 사고 전 대학시절엔 신앙생활을 통해 선후배 등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고 교회 봉사활동도 하는 등 활기차게 보냈다고 합니다. 홍씨는 지금도 이런 옛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그는 졸업 후에는 금융회사에서 일했다고 합니다. 그는 "사고 후 오랜 시간 재활치료 때문에 직장마저 잃고 치료 후 장애인직업학교에서 디자인 공부를 했지만, 공부도중 욕창이 재발해 다시 두 달 정도 병원 신세를 지는 바람에 끝내 직업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합니다.

특별한 기술자격증이 없이 직업학교를 졸업하게 된 그가 취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노동부를 통해 구직 등록을 해보기도 했지만, 허탕이었습니다.

그는 "대기업에서도 의무고용시행법을 잘 지켜야 한다"면서 "보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부에도 "취업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자영업과 창업에 대한 지원과 시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던 그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할 수 있는 품목 중의 하나인 장식소품(마블인형, 조화, 화분)을 주문 받아 판매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왕래하던 지역 장애인 재활협회의 추천을 받아 중고 PC를 수리하는 일을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일은 재활협회 주관의 'PC무료 기증사업'의 일환인데 관공서나 개인에게서 수거한 PC를 청소하고 수리해 재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일입니다. 그간 재활협회에서 주관한 장애인IT경진대회에 참여하는 등 개인적으로 컴퓨터 실력을 쌓아온 그에게 잘 맞는 일이었습니다.

재활협회에서는 신체적·경제적인 이유로 교육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장애인들을 위해 정보화자격증 교육, 통합정보화 교실, 장애인방문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근을 하기위해 홍씨가 차에 올라 휠체어를 싣는 모습.
출근을 하기위해 홍씨가 차에 올라 휠체어를 싣는 모습. ⓒ 박준규
홍씨는 "기증 받은 PC를 수리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기증 할 수 있는 데 나의 작은 수고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PC를 기증해준 분들에게 늘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그가 감사한 것은 그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홍씨는 "무엇보다도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고 기쁘다"며 "산더미처럼 쌓여진 중고 PC들 중에서 한두 대씩 사용 가능한 PC가 조립돼 나올 때는 정말 뿌듯하다"고 만족해 했습니다.

재활협회에서 사무를 보는 동료 직원도 "홍금표씨는 늘 밝게 일을 한다"며 "옆에서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칭찬했습니다.

이런 그의 꿈은 IT 관련 창업입니다. 그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해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많이 취득할 생각"이라며 "나아가 IT 관련 창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홍씨의 꿈은 'IT 창업'

식사 준비를 하는 홍금표씨.
식사 준비를 하는 홍금표씨. ⓒ 박준규
일명 '투잡'(two jobs)이 확산되고 한 가지 일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금방 싫증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두가지 일을 모두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정작 능력은 없이 '남들이 하니까' 하는 마음이라면 문제겠지요.

이런 세태에 비록 잠시 하는 일이지만 본업처럼 열심히 일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홍씨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편한 몸이지만 늘 밝은 얼굴로 자신의 일을 아끼며 사랑할 줄 아는 그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달으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미디어다음>에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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