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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의 대안교육적 성격을 온전하게 잇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이 주축이 돼 2004년 9월 성미산학교를 열었다. 사진은 성미산 학교의 야외수업모습.
공동육아의 대안교육적 성격을 온전하게 잇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이 주축이 돼 2004년 9월 성미산학교를 열었다. 사진은 성미산 학교의 야외수업모습. ⓒ 우먼타임스
[최희영 기자]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고 있다. 아이를 낳기 힘든 환경 때문이다. 맞벌이를 해야만 가정경제가 돌아가는데 육아휴직제도도 미비하고 보육시설과 정책도 부족하다. 또 하나, 공동육아에 대한 공감대도 부족하다. 출산과 육아를 여성의 몫으로 돌리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출산율 저하에 의한 한국사회의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산과 보육이 여성들의 사회생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보육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눠 지고 보육의 공공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온 단체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이 엮은 책 ‘함께 크는 삶의 시작, 공동육아’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가장 중점을 두는 내용은 ‘교육과 삶이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교육의 내용보다는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보육철학이 밑바탕에 있어야만

공동육아 역시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목적과 결과보다는 과정과 방법을 중시하는 교육법은 참여, 차이, 생태, 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공동육아는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제시하는 일관된 메시지다.

공동육아의 생생한 체험담도 담겨 있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평등문화를 만들기 위한 반말하기, 아빠가 참여하는 양성평등 교육의 예, 장애아 통합교육의 필요성, 자연과 함께하는 놀이를 보장하는 생활 등 현실적인 교육법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평택의 한 농촌마을에 정착한 공동체교육 이야기, 최초의 공동육아 협동조합인 ‘우리 어린이집’의 10년에 걸친 공동육아 정착 역사, 저소득층 가정들이 공동육아를 실천하는 방법 등이 쏠쏠하게 읽힌다.

ⓒ 우먼타임스
아울러 보육 담론에 대한 지평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유아교육학자, 교육학자, 문화인류학자의 시각에서 다채롭게 담았다.

이 책을 누가 읽어야 할까. 공동육아를 시작하려는 이들은 물론이고, 보육의 책임이 엄마 개인이나 개별 가족에게만 있다고 여기는 이들, 내 아이만 잘 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 여성이나 아이를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니라 숫자나 도구로만 인식하는 보육정책 입안자들 모두 꼼꼼하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덧붙이는 글 | 이부미 외 엮음│또 하나의 문화 펴냄│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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