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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세 표씨할머니가 조카 한상열씨의 등에 업혀 투표소로 올라가고 있다.
113세 표씨할머니가 조카 한상열씨의 등에 업혀 투표소로 올라가고 있다. ⓒ 안서순
"내년 대통령 선거에도 투표할거여."

충남지역 최고령자인 113세의 표씨 할머니가 소중한 주권행사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표씨 할머니는 투표일인 31일 오전 7시 40분께 손자 한상남씨(43.서산시 대산읍 기은리132번지)가 운전하는 트럭을 타고 며느리 최금충씨(80), 손자며느리 박성순씨(36),조카 한상열씨(76)씨 등과 함께 투표소인 대산초등학교 오지리분교(대산2투표소)에 나왔다.

이날 표씨 할머니는 손자인 한씨와 손자며느리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에 도착한 지 5분여만에 투표를 마쳤다.

표씨 할머니는 지난 17대 총선 때 인천 작은 아들 집에 가 있느라 투표를 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고 한다.

손자 한씨는 "이번에는 투표하는 과정이 좀 복잡해 조금 헷갈려 하셨으나 지금까지 투표를 해 오신 경험이 있어 익숙하게 기표를 하시는 등 어렵지 않게 투표를 하셨다"고 말했다.

또 "할머니를 내년 대선에도 모시고 나와 주권행사를 하시게 할 것"며 "국가에서 준 주권도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도 하기 싫다"고 덧붙였다.

며느리 최씨는 "어머니께서 아직도 밤을 능숙한 솜씨로 깎는 등 귀가 어두눈 것을 제외하고는 별로 불편하신 데가 없어 내년 대선투표도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조카 한상렬씨는 "어제 '내일은 투표하는 날'이라고 말씀을 드리니 아침 일찍 가자고 해 일찍 나와서 투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소에 나와 표씨 할머니의 투표장면을 지켜본 유선근 대산읍장은 "1세기를 넘게 사신 할머니가 몸이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손자 등에 업혀 나오면서까지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모습은 자신의 권리행사를 포기하는 젊은이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113세 표씨 할머니가 손자와 손자며느리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113세 표씨 할머니가 손자와 손자며느리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 안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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