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신체에는 다양한 반응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나타나는 증상들을 나열해보면, 머리가 뜨거워진다, 말이 없어진다, 한숨이 나온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얼굴표정이 굳어진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진다, 말을 톡톡 쏘아댄다, 눈이 붉어진다, 소화가 안 된다, 정신집중이 안 된다, 머리가 멍해지고 아무런 생각도 안 난다, 심장이 벌렁벌렁 뛴다, 손발에 땀이 난다, 짜증이 난다 등등 그 증상만 봐도 남녀노소 다양하다.

그런데 잘 보면 대체로 비슷한 증상이 있는데, 바로 열이 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stress)란 말 자체가 압력, 중압, 응력, 정신적 압박감이라는 뜻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은 물리적인 압력을 받는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육체라는 부피에 압력이 가해진다는 말이 아니며 혈압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화가 발생하며 화가 나면 심장이 벌렁거리며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지고 머리가 뜨거워지는 것은 혈액이 머리 쪽으로 많이 몰렸기 때문이다. 혈액이 머리 쪽으로 너무 많이 몰리면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액이 머리 쪽으로 몰리는 원인은 무엇일까?

스트레스는 마음에서 오기 때문인 것이다. 과거에 심신이원론이 만연할 때는 육체와 정신을 따로 생각하였다. <사랑과 영혼>이란 영화를 봐도 데미 무어가 패트릭 스웨이지의 영혼을 만나지만 그의 육체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만져볼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스트레스 즉 마음의 병이 육체의 병을 야기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즉, 마음이란 생각이면서 생명의 본질이며 몸과는 분리되어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 이것은 스트레스라는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사람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사람(때론 즐기기까지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그마한 스트레스에도 쉽게 피로해지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성격적인 면에서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기가 쉽다.

- 일을 일단 시작을 하게 되면 끝을 내야 한다.
- 약속시간을 정확히 엄수하며 초과할 시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으며 자신의 말만 하려고 한다.
- 자신의 감정을 속이며, 모든 일을 할 때에도 자신이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이 최고이고, 승진을 빨리하기 원하며 일만 하려고 한다.
- 한번 잡은 일손은 쉽게 놓기 어려우며, 야근은 기본이고 집에 가져가서까지 일을 한다.


사실 이런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얼마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인지 단언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해가는 현대사회에서 각 개인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성격에서 외향적인 사람보다 내향적인 사람이 점점 증가하는 스트레스의 처리에 힘들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 스트레스 처리에 힘들어 하는 것은 성격과 관련이 깊다. 다음은 심리학자 마티 올슨 래니가 지적한 내성적인 사람의 특성이다.

- 에너지를 내면에 간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잘 알기 어렵다.
- 생각에 잠겨있다.
- 말하기 전에 망설인다.
- 사람이 많은 곳보다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 타인들이 하는 일을 잘 보지 못한다.
- 사람들과 만날 때 신중하게 행동하고, 자신이 선택한 활동에만 참여한다.
-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않는다. 아마도 질문을 해야만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이다.
- 혼자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으면 혼란스러워한다.
-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 반응을 잘 보이지 않는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어떤 주제든 그것에 대해 전부를 알아야만 제대로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성적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내성적인 사람들은 어떤 주제든 그 내용이 광대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두 번째, 그들은 머릿속이 텅 비어 버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될 수 있는 한 정보를 많이 수집한다. 불필요할 정도로 많이 수집하는 것이다. 세 번째, 자신의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하지 않아서 피드백을 얻기가 어렵다. 피드백이 있으면 자신이 이미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알 텐데 말이다.

사실 나 역시도 위에 지적한 내성적인 사람의 성격과 상당히 비슷하고 따라서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나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개발해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우선, 난 학교 리포트, 시험이 가까이 오면, 우리 집 강아지 ‘다롱이’를 데리고 캠퍼스를 마구 달린다. 특히, CC(campus couple) 로드(road) 그 깜깜한 숲속에 들어가서 마구 소리를 질러보기도 하고 심호흡을 하기도 한다. 싱글은 CC 놀리는 재미에 살기도 한다.

그리고 내 몸의 변화를 파악한다. 머리가 아프다면 머릿속을 텅 비워보기도 하고 허리가 아프다면 나무에 기대서 하늘에 떠있는 별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 다음 스스로 나 자신에게 말을 건다. “그래. 훈길아. 고생했어. 그래 조금만 더 해보자. 난 열심히 잘 하고 있는거야!” 이렇게 최면을 걸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잘 헤쳐 나가서 좋은 결과가 나온 추억을 떠올려본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힘들고 어려웠지만 잘 해냈고 그래서 지금의 내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의 삶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스트레스 해소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자친구와 다투고 나서는 이렇게 쉽게 마음을 가라앉게 할 수가 없다. 이런 경우에는 바로 노래방 행이다. 혼자서 노래 부르는 것이 청승맞다고 생각될 때도 있지만, 스트레스 해소에는 최고다. 그렇다고 댄스곡만 부르고 신나게 노래만 부르고 오는 건 아니다. 원칙은 내가 그녀를 만나고 나서 행복했을 때 함께 불렀던 노래 그리고 그녀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노래는 반드시 꼭 부른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비틀즈의 'Hey Jude’를 꼭 부른다. 그 노래를 부르다 보면 옛날 생각에 잠기게 돼 미워하고 증오하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물론 스트레스도 다 날라가 버린다.

이외에도 내가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는 책에서 발견한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법은 다음과 같다.

- 압박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아침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알람시계를 여유 있게 앞당겨 맞춰놓는다.
-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음악소리를 들으며 눈을 뜬다.
- 창 밖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쪽을 바라보며, 햇살 속에서 숨을 들이 마신다.
- 5분 동안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 식당에 갔을 때 곰발바닥 같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음식을 주문한다.
- 토요일에는 평상시와는 달리 늦게 잠자리 들거나 일찍 일어난다.
- 연극을 관람한다.
- 눈을 감고, 연못에 동전을 던진 후 소원을 빈다.
-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과 고tm톱을 치거나 보드카페에 간다.
- 아마존 밀림으로 상상의 여행을 떠난다.(거기보다는 여기가 훨씬 낫지 않은가)
- 어린 시절 내내 해보고 싶었지만, 너무 어리거나 부모가 허락하지 않았거나 여유가 없어서 할 수 없었던 일을 한 가지 해본다. 난 담배 피거나 소주통에 빠져보거나 한다.
-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해본다.
- 호흡법, 눈을 고요하면서도 똘똘하게 뜬다. 긴장 풀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기, 내면의 현자를 찾아간다. 난 간디에게 배운다.
- 내면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물리친다. 나 자신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한다.
- 긍정적인 문구가 적힌 내 다이어리를 살펴본다.
- 생활 중간 중간 에너지를 충전한다.
-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개그콘서트 VOD를 본다.
- 웃음은 화, 불안을 없앤다. 인터넷에서 유머 사이트를 서핑한다.
- 자신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 남의 기준에 맞추면 더 스트레스가 생긴다.
- 그리고 거절할 건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망설일수록 더 힘만 빠지고 머리만 복잡해진다.
- 감정이 복잡해져도 이를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신호이다.
- 하룻밤 자고 나서 결정한다. 내성적인 사람의 두뇌는 밤에 생각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 빨리 대답하라고 채근하는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다. 때론 나만의 속도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지고 힘들어져도 그 속에서 내가 방향성을 가지고 나만의 속도를 지켜나갈 때 스트레스는 그리 힘겹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즐려라’라는 말이 아직은 피부로 와 닿지는 않지만, 스트레스 역시 나 자신의 마음의 일부라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 스트레스 해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마티 올슨 래니 지음, 박윤정 옮김, 서돌(2006)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