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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비가 그치니, 아침 공기가 상쾌합니다. 참 오랜만에 들판을 나서 봅니다. 비 온 뒤라 그런지, 아침 들녘은 수채화처럼 산뜻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와 이어진 너른 들녘(경주시 안강들)은 넉넉함과 아울러 새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모습입니다.
비 온 뒤라 그런가요? 모심기용 모판의 색깔은 푸름을 더 뽑내는 듯합니다. 논둑을 보살피는 농부의 손길이 무척 정겹게 보입니다. 이미 모내기가 끝난 논에는 먹이를 찾아 나선 백로의 모습도 여럿 보입니다.
너른 들판의 모심기에는 이양기가 톡톡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모판을 나르거나 기계가 빠트린 곳의 마무리는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부부가 호흡을 척척 맞춰 모내기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들판 가장자리 논에는 황금색을 띤 보리가 바람결에 넘실거립니다. 보리 이삭을 노리는지, 참새 떼가 이리저리 날아다닙니다.
들판을 가로질러 형산강에 이르니, 휴일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낚시꾼들이 진을 친 풍경이 보입니다. 요즘 형산강에는 잉어, 붕어뿐 아니라 황어, 숭어와 같은 회귀성 어류가 바다에서 형산강 상류로 올라오는 때라, 낚시꾼 손맛을 더 즐겁게 합니다. 툭! 툭! 물 위로 튀어 오르는 물고기를 종종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특히 낚시꾼에 따르면, 비가 오면 바다에서 올라온 회귀성 어류들이 강 상류로 더 많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강물이 불어나고 하류의 수심이 높아지면, 물고기가 모천회귀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형산강 하류(포항시 유강리)에서는 물막이 둑에 막혀 잘 오르질 못하던 회귀성 어류가 상류로 힘차게 솟구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제법 씨알이 큰 숭어와 황어는 물막이 둑을 거뜬히 넘습니다.
특히 하류 수면이 높아진 덕분에, 어린 물고기가 떼가 어도(漁道)를 따라 상류로 오르는 모습이 퍽 인상적입니다. 비가 와서 더 활기찬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