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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투표안내문. 선거공보.
찢어진 투표안내문. 선거공보. ⓒ 이임숙
저 위 꼭대기에 있는 함이 우리에게 배달된 서류봉투입니다. 이 봉투에는 선거인명부등재번호와 투표장소, 투표절차 등이 들어 있기 때문에 각 개인 것을 가져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 꼭대기의 서류봉투를 내리려니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꽉 다문 우편함이 그 서류봉투를 그리 호락호락 내줄 것 같지 않았으니까요.

'에이, 그냥 확!'하는 생각으로 사정없이 잡아당겼더니, 보세요. 봉투가 찢겼고 그 내용물인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투표안내문'이 찢어졌습니다. "투표하러 갈 때 아래 선거인명부 등재내역의 점선부분을 선거인별로 오려 가시면 빨리 투표할 수 있습니다"라는 낱장으로 된 내용물 말입니다.

우편함마다 커다란 봉투가 간신히 끼워져 있어요
우편함마다 커다란 봉투가 간신히 끼워져 있어요 ⓒ 이임숙
그렇죠. 그 봉투가 찢긴 데에는 제 부주의함도 있지만 이 봉투를 집집이 배달하는 사람의 무신경한 미련함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예전에 이런 서류봉투 배달할 때는 계단 한켠에 가지런히 두어서 오르내리는 사람이 집어갈 수 있게 배려했었거든요. 이곳은 단독빌라이기 때문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이라야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층계에 있는 서류는 눈에 잘 띌 것이구요. 선거 때면 늘 거기에 두는 서류를 오래 이곳에 산 사람들은 알고 있구요.

이런 두꺼운 배달물은 이 계단에 놓아두면 가져가기 편리했거든요.
이런 두꺼운 배달물은 이 계단에 놓아두면 가져가기 편리했거든요. ⓒ 이임숙
잘못은 제가 했지만 찢어진 봉투를 보면서 괜히 부아가 치밀어오르지 뭡니까? 그리고 또 궁금한 것 하나는 제 봉투만 찢어졌을까 싶은 것입니다. 잘 빠지지도 않게 빼곡한 두께의 봉투를 저기에 끼워넣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봉투가 우편함에 잘 들어가지 않으니까 빼기도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을 못한 것일까요? 아유, 미련한 사람 제1호인 저, 그리고 미련한 사람 제2호인 이 봉투 배달자. 그런데요, 이런 봉투는 통장이나 뭐 그런 분들이 배달하는 거 아닌가요? 이 기사 보신다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하시고 다음엔 그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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