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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평화는요,>
ⓒ 예림당
책 <평화는요,>의 원제는 'The Peace Book'이다. 현재 교육방송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토드의 즐거운 세상'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작가인 토드 파가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어린이들에게 평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어렸을 때 매년 주황색 유니세프(전쟁 피해 아동과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단체) 모금함을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돈을 모았어요. 내가 남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거든요. 와이오밍 주의 작은 도시에서 자란 나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한 사람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지요."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간단히 자기소개와 평화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인 '평화'라는 소재를 잡아 구체적이고 쉬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는 것이다. 사실 어른들도 생각하기 어려운 이 개념에 대해 저자가 내리고 있는 정의는 어떤 것일까?

책의 각 장에는 단순한 모양의 그림들과 평화에 대한 설명이 하나씩 등장한다.

"평화는요, 새로운 친구가 점점 많아지는 거예요.
물고기가 살 수 있도록 바다를 깨끗하게 지켜주는 거예요.
여러 가지 음악을 듣는 거예요.
잘못했을 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거예요.
이웃을 도와주는 거예요. (후략)"


일반적인 어른들이 생각하는 평화의 개념보다 훨씬 더 구체적으로 평화를 이야기함으로써 작가는 아이들로 하여금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나무를 잘 심고 잘 가꾸는 것이 평화일 수도 있으며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이 평화이기도 하다.

토드가 제시하는 평화의 개념들을 쭉 따라 읽다 보면 '아, 평화란 남에게 착한 일을 하고 남을 도우며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구나'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아이들에게 '평화'라는 단어는 매우 추상적이어서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추상적인 의미가 구체적으로 와 닿게끔 하나하나 풀어서 이야기한다.

검은 테두리로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아주 단순한 원색으로 색칠한 토드 파의 그림들은 생후 일 년도 안 되는 연령이 낮은 어린이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현재 방영 중인 '토드의 즐거운 세상'은 영유아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화려한 원색과 단순한 점, 선으로 그려진 그림이 매우 눈에 띈다.

이 책 또한 단순하고 원색적인 그림으로 화려하게 그려져 있어서인지 생후 7개월의 딸에게 보여주니 아주 좋아한다. 아쉽게도 글의 내용은 갓난아기에겐 너무 어려운 것이어서 읽어주어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좀 더 커서 읽어주면 좋을 만한 5~6세 유아용의 그림책이라고 보는 것이 좋겠다.

애니메이션도 그렇지만 책의 그림과 내용은 토드 파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가득하다. 평화를 정의 내리면서 '신발이 필요한 친구에게 신발을 주는 거예요'라는 장면에는 발이 많이 달린 곤충을 등장시켜 웃음을 유발한다. 아이들은 '아, 이렇게 다리 많은 곤충도 있어? 이 친구에게 신발을 주려면 신발이 엄청 많이 필요하겠네'라는 발상을 하게 된다.

작가 특유의 유머로 교훈적이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그림책에 어른들 또한 미소 지으며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평화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이며 '나무를 심고 잘 가꾸는 것'이라는 친환경적 메시지를 비롯하여 '서로 다른 옷을 입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라는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까지 그 내용이 참 좋다.

"포근포근 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거예요.
'내가 꼭 안아줄게.' 하고 말하는 거예요.
강아지도, 새도, 사람도, 금붕어도 모두 편히 살 곳이 있는 거예요.
누군가를 따뜻하게 해 주는 거예요."


이 가슴 따뜻한 메시지에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평화의 아름다운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에서 토드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한다. 평화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남을 도와주는 것이며, 세상은 이런 어린이들 있기 때문에 아름다워지는 것'이라는 말.

내 아이에게 평화가 어떤 것인지 알려 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주며 함께 생각해 볼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토드가 전하는 '평화'의 느낌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자기 나름대로 평화의 의미를 생각해 보도록 유도해 보자. 아이들마다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답이 나오지 않을까?

평화는요

토드 파 지음, 예림당(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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