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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에요."

서울 W 호텔의 화장실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환상적인 화장실로 통한다. 금방이라도 금은보화가 쏟아질 것만 같은 입구의 화장실은 여성들의 사진촬영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호텔 1층에 위치한 식당 내부 화장실과 로비에 위치한 화장실이 바로 W 호텔의 화장실 명소다. 두 곳 모두 개별 부스를 설치해 개인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용변기와 세면대를 내부에 한 개씩 설치해, 번잡스러움을 없앴다.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도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는다. 남자, 여자를 구분하는 '글자'가 없는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조명과 향초가 오감을 자극한다. 각종 패션쇼 장면이 상영되는 LCD 모니터와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볼록한 뚜껑을 가진 변기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호텔을 찾은 20~30대 여성들은 삼삼오오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손을 씻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W 호텔 홍보실의 쥴리 리씨는 "오감을 뛰어넘는 만족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호텔의 콘셉트인 만큼 화장실 안에서도 오감 이상의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과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파격적인 화장실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신촌의 현대백화점 지하 1층에 자리한 화장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클럽을 연상시키는 붉은 조명과 편리하게 용변을 볼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한 화장실 부스, 따로 분리된 파우더룸 등이 이곳의 특징이다.

현대백화점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 위치한 장소, 주 소비자들의 연령대 등을 고려해 화장실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며 "신촌점은 여대생의 방문이 많기 때문에 젊은 감각으로 리모델링했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화장실 마케팅은 공중 화장실의 변화도 선도하고 있다. 지하철역사 내 화장실을 비롯해 공공장소의 화장실들도 파우더룸, 어린이용 변기, 아늑한 조명 등을 도입하고 있는 것.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끝낸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이 대표적인 예. 여의도역 화장실은 아기와 함께 용변을 보는 엄마들을 위해 '엄마랑 아기랑'(아기변기, 기저귀 갈이 받침대 등 구비) 화장실과 파우더룸을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도 성별에 따라 따로 구분했다.

2006년 임시국회에서 개정된 공중화장실등에관한법률에는 남성 변기 수의 1.5배 이상 여성 변기를 마련할 것과 어린이용 대소변기와 세면대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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