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주민들은 농장으로 인한 악취와 해충 피해가 심각하다며 농장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 권유림
양돈장 이전을 요구하며 양돈업자를 상대로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주민들이 승소했지만 농장주가 소송 도중에 농장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해 법원 판결이 무력화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민들은 승소판결을 받았어도 농장주가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 농장이전이 안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고충 해소를 위해 관계기관이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전남 화순군 운농리 주민 70여명은 10일 오전 동면 운농리 1구와 2구 마을 사이에 위치한 H농장 앞에서 양돈장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최충식 운농리장은 “농장주 김씨가 소송이 진행 중이던 때에 농장을 배모씨에게 양도하고 현재 농장관리인으로 일하면서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다”며 "이는 법망을 피하기 위한 위장양도"라고 주장했다.

최 이장은 또한 화순군이 농장이전 문제로 주민들과 농장간에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을 알면서도 학운농장에 양도허가를 내주었다며 반발했다.

최 이장은 "화순군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H농장의 행태를 비난하는 진정서와 건의서 등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어 오늘 집단시위를 벌이게 됐다"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H농장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 김씨 부부로부터 농장을 양도받은 배모씨의 대변인을 자칭하는 사람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배씨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

배씨 대변인은 "서약서는 부부인 김씨와 손씨가 약속기한인 7년 이후에는 그 자리에서 농장을 경영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2004년 2월 6일 이후에 다른 사람이 경영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소송중 농장의 양도허가를 내준 화순군은 "축산법에 따라 농장의 소유권을 양도하는데 아무런 하자가 없어 학운농장의 소유권 이전 허가를 내 주게 됐다"고 밝혔다.

"소송 중 양도는 법망 피하기 위한 것"-"양도받은 농장경영 하자 없어"

▲ 주민들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학운농장 내부 전경.
ⓒ 권유림

▲ 운농리와 학운농장 소유주 김씨, 손씨 부부간의 서약서.
ⓒ 권유림
H농장주 김모씨 부부는 지난 1997년 2월 주민들에게 2004년까지 7년간만 양돈장을 경영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공증을 받았다.

서약서에는 농장 경영기간 내에 경영자가 농장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을 때는 새 경영주가 서약서상의 책임과 의무를 지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김씨 부부는 약속한 기한인 2004년 2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농장을 이전하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서 농장을 운영했다.

이에 주민들은 광주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광주지법은 지난 2004년 12월 2일 ‘H농장은 양돈업 등 축산업을 금지하고 계속 농장을 운영할 경우에는 1일 20만원을 마을에 지급하라'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H농장은 광주지법의 판결에 불복, 광주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지난해 7월 8일 기각 당했다. 또 대법원은 지난해 9월 30일 소송을 기각하면서 주민들의 소송비용을 농장 측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H농장 소유주인 김씨 부부는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04년 11월 양돈장을 자진폐업 하면서 배모씨에게 농장을 양도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축산폐수 방류로 하천오염-악취와 해충으로 고통-땅값 하락 등 피해

▲ 괭과리 등을 이용, 농장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는 운농리 주민들.
ⓒ 권유림
축산폐수 무단방류로 인한 하천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H농장은 지난 2003년 1월 오수 분뇨 및 축산폐수의 처리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광주지법으로부터 15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광주지법으로부터 7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지난 4월에는 화순군으로부터 150여 만원의 배출부과금을 내도록 통고 받았다.

주민들은 큰비가 오면 농장에서 돈사 앞 하천에 축산 폐수를 무단방류하고 있다며 축산폐수로 인한 하천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각 돈사에 4∼5대씩 설치돼 있는 환풍기를 통해 나오는 악취와 농장에 서식하는 파리 등 해충으로 인해 여름이면 농장주변 논과 밭에서 일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아무리 더워도 방문도 열 수 없는 등 고충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악취로 인해 토지 값이 떨어지는 등 정신적 물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장과의 갈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최충식 이장은 농장의 폐수 무단방출을 확인하기 위해 농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무단침입죄와 시위주동자라는 이유로 500여 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억울해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