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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버린 가축의 뼈를 들고 식량배급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죽어 버린 가축의 뼈를 들고 식량배급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 월드비전
아프리카 기근 지역 상태.
아프리카 기근 지역 상태. ⓒ 월드비전
"아프리카의 뿔이 말라가고 있다."

이 말은 아프리카 지역의 뿔 모양으로 튀어나온 동부 5개 지역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부룬디의 대기근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이들 지역 중 소말리아는 1961년 이후 가장 심각한 가뭄 때문에 사람을 비롯해 가축들마저 기근에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국내 긴급구호 단체 '월드비전'은 지난 3월 14일 이 지역에 '카테고리3(전 세계가 꼭 나서서 도움을 주어야 하는 상황)'을 선포했다. 월드비전은 이처럼 동아시아 대기근, 쓰나미 피해지역 긴급구호를 비롯해 여러 국내외 봉사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월드비전 홍보팀의 방영찬 간사를 만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월드비전 한국 본부를 찾았다.

한국 전쟁 고아 돕기 위해 탄생한 월드비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월드비전 한국 본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월드비전 한국 본부 ⓒ 이재승
월드비전은 한국 전쟁 중 고아와 미망인을 돕기 위해 한경직 목사와 미국 선교사 밥 피어스 목사가 '한국선명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월드비전'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외국에서 만들어진 단체라 생각하지만 월드비전은 엄연히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단체입니다."

월드비전 방영찬 간사의 설명이다. 한국선명회는 후에 '월드비전'으로 이름을 바꾸어 현재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지구촌 이웃과 북한 동포를 돕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역 복지관과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과 같은 봉사 사업을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월드비전은 동아프리카 지역을 '카테고리 3'으로 선포했다. 이 지역은 건조 기후에 최근 이상기후인 사막화까지 겹쳐 앞으로 계속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1400만 명이 기근으로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가난으로 꼽힌다. 조금만 환경이 바뀌면 견디지 못하거나 외부에서 도와주는 손길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을 만큼 원래 가진 것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아프리카 지역에는 우리의 손길이 절박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동아프리카 대기근에 별반 관심을 갖지 않거나 원래 아프리카는 그런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봉사도 일,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한 일"

월드비전 홍보팀 방영찬 간사
월드비전 홍보팀 방영찬 간사 ⓒ 이재승
월드비전 방영찬 간사가 말하는 봉사는 하나의 일이다. 하지만 봉사라고 해서 어려워하지만 말고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봉사는 '나 자신을 위함'이라고.

"한 예로 이런 적이 있어요. 일러스트 일을 하시는 분이 홍보집에 넣을 삽화를 그려주시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 분께서 너무 바쁘셨는지 계속 미루다가 결국 마감 날짜가 다가오고만 거죠. 봉사에서 중요한 건 책임감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봉사는 봉사가 아닙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이 필요를 느낄 때야말로 봉사입니다."

그리고 봉사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에 어떤 의사 선생님이 아프리카 아이를 도우셨어요. 이 의사 선생님은 평소에 과묵하셔서 집에 있는 딸들과 대화를 잘 안 하신 거 같은데 이번에 아프리카 아이를 도우면서 다른 후원자와 인터넷에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미니 홈페이지를 만드셨대요. 그 때 딸아이가 찾아와서 방명록에 글을 남겼나 봅니다. 그 때 이후로 딸아이와 많이 친해지셨더래요. 봉사는 어쩌면 나 자신을 위한 일 일수도 있습니다."

청소년도 아프리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다

월드비전에서는 1:1 결연 사업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아프리카 친구들과 1:1 결연을 통해 도울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월드비전 홈페이지(http://www.worldvision.or.kr)에서 후원을 신청하면 한 달에 약 2만 원 정도로 아프리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다.

특히 월드비전 본부에서는 외국의 친구들과 편지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편지 번역 사업도 하고 있다. 이날도 한 책상에서 수북히 쌓인 편지를 번역하는 봉사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편지 하나 하나에 그들의 세심한 노력의 손길을 엿볼 수 있었다.

방 간사는 "봉사도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보다가 아프리카 친구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전화를 걸어와서 돕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 친구들 대부분이 한 몇 달간 후원을 하다가 관심을 끊게 되죠. 봉사를 자기가 생각하는 범위 내에서 한계를 지어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입니다."

동아프리카 대기근으로 전 세계적 재난을 선포한 월드비전 홈페이지.
동아프리카 대기근으로 전 세계적 재난을 선포한 월드비전 홈페이지. ⓒ 월드비전
"후원을 통해 인간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요"
잠비아 친구를 돕는 고척고 3학년 정의석군

▲ 고척고 3년 정의석 군
ⓒ이재승
- 1:1 결연사업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몇 개월 전에 텔레비전을 통해서 파키스탄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강제 노동 때문에 학교도 못 다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없을까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월드비전이라는 구호단체에서 1학급 1아동 후원사업을 벌이고 있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당장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한 달에 2만 원씩 후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 현재 어떤 방식으로 후원을 하고 있나요?
"잠비아라는 국가에 로나, 마푸란가라는 2살짜리 어린여자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한달에 2만 원씩 후원금을 보냅니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한 달에 천 원씩 내는 셈이지요. 최근 동아프리카 대기근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 후원을 통해 느끼는 보람은?
"처음에는 그렇게 많이 피부로 느끼지를 못 합니다. 그냥 '어려운 아동을 도와주는 거다'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후원 아동에게 편지를 쓰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아이에게 어떤 말을 써야 하고 어떤 선물을 주는 것이 좋을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더 가지게 되고 텔레비전에서 후원 아동의 나라 소식이 나오거나 하면 귀를 기울이게 되고.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배우게 하죠. 특히 저는 전 세계 모든 국가, 인종, 종교,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을 차별 없이 바라보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도 많이 도움이 되죠."

덧붙이는 글 | 한국 월드비전(http://www.worldvision.or.kr)

이재승 청소년 기자는 스스로넷 뉴스(www.ssro.net)과 SBS 시민기자 유포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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