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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민속사를 집대성한 국립민속박물관의 <한민족 역사문화도감> 표지
생활민속사를 집대성한 국립민속박물관의 <한민족 역사문화도감> 표지 ⓒ 김기
박물관까지 방문하지 않아도 과거 조상들의 생활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제 서가나 개인용 컴퓨터에도 박물관이 들어가게 됐다.

그것도 골치 아픈 텍스트 위주의 사전이 아니라 시원하고 섬세한 사진과 그림을 중심으로 한 도감이라면 오히려 박물관에서 보는 것보다 한층 더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에게 이모저모 씀씀이가 많을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이 <한민족역사문화도감-의생활>을 발간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개년에 걸쳐 우리나라 의 생활 문화를 총망라하는 도감의 발간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에 그 첫 결실로 <의생활>편을 발간한 것이다.

이 책은 향후 시리즈로 계속해서 발간될 예정인데 첫 권인 의생활을 필두로 해 주거, 음식, 생업, 교통, 통신, 과학기술, 사회생활, 종교, 문화예술, 군사 등 총 10개 분야를 망라하게 된다. 이 책 10권이면 적어도 시각적으로는 조상들의 생활 민속사는 모르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이번 발간된 <의생활> 편에 담긴 사진만 300컷에 그것을 보완하는 도안이 321점이고, 지면 제한이 적은 시디롬에는 1296컷의 사진자료와 425점의 도안이 수록되어 있다. 이 정도면 ‘박물관 유물 관리 전산화를 위한 유물분리 표준화’ 지침에 의한 의생활과 관련한 모든 것이 망라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책을 엮기 위해서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2004년부터 주제별 유물 구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일부 사진의 경우, 다른 박물관이나 개인 소장품을 활용했다.

한민족 역사문화도감 책 내지에 소개된 조선시대 여성들이 사용했던 <아얌> 이라는 방한모.
한민족 역사문화도감 책 내지에 소개된 조선시대 여성들이 사용했던 <아얌> 이라는 방한모. ⓒ 김기
또한 총 64명의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했고, 참고 문헌을 꼼꼼히 기재하여 심화된 내용을 찾아보는데도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수록된 자료들은 156항목에 대한 유물 자료 271건으로 세부적으로는 관모 64점, 의 98점, 대구 10점, 신발 25점, 장신구 53점, 관복함 21점 등이다.

책이 좋아도 일반인은 150명만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반인들이 서점 등을 통해 손쉽게 구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1200만 명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서라도 이런 자료들이 일반에게 널리 배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국가기금으로 제작한 서적 출판은 한정본으로 발간되어 관련 기관과 학계 위주로 배포된다.

도감 발간을 맡아온 김영재 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는 "앞으로 약 두 달 후면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 서비스는 제공될 것이고, 박물관 내 뮤지엄 숍에서 발간 부수의 10%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의생활>편의 발간 부수가 고작 1500부에 불과해 일반인들은 구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우가 아니더라도 국가기관이 발간하는 중요한 서적들에 대해서 발간부수를 늘리거나 혹은 민간에 판권을 넘기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국민 누구나 원하는 책과 자료를 구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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