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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잡카페. 영남이공대학 홍보관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활용해 시내 중심가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 층들을 겨냥해 개소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잡카페. 영남이공대학 홍보관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활용해 시내 중심가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 층들을 겨냥해 개소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청년 실업이 육백만을 육박하는… …."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유행어는 이렇게 시작했다. 고시 준비생인 한 대학생이 투욱 내뱉는 이 유행어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수백만 청년 취업 희망자들은 이 유행어를 들으며 웃음 끝을 곱씹어야 했다.

'청년 실업'이 한 시대의 코드가 돼 버린 지금, 전국 최초로 청년 실업난 해소를 위한 취업지원 사업을 벌이는 '잡카페'(Job Cafe·대구시 중구 동성로 소재)가 최근 문을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관·학이 뭉친 '잡카페'..."펀잡하자!"

잡카페는 구인구직 활동을 지원하는 대구지방노동청(청장 최준섭)과 영남이공대학(학장 김춘중) 그리고 대구경북취업포털 업체인 갬콤(gemcom.co.kr) 등 관·학·민이 이뤄낸 공동 성과물이다.

영남이공대학은 애초 대구 중심가에서 운영해오고 있던 홍보관 겸 카페(투웬티20·지상 2층 지하1층 규모) 건물을 제공했고 관계기관과 업체는 구인구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참여했다.

잡카페는 카페라는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재미있는 구인구인하기'(Fun&Job; 펀잡)를 주제로 하고 있다. 기존 노동청에서 운영해왔던 고용안정센터가 관 주도하의 딱딱한 이미지였다면 여기에 젊은 감각을 불어넣어 문턱을 다소 낮춘 것.

특히 잡카페가 10대에서부터 20대에 이르기까지 청년층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적으로 취업을 대비해야 할 10대에서부터 지금 당장 취업 난관을 뛰어넘어야 할 20대까지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셈이다.

잡카페 내부에서 청년 취업 희망자들이 적성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일반적인 정보센터와는 달리 밥과 식사를 겸해 취업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잡카페 내부에서 청년 취업 희망자들이 적성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일반적인 정보센터와는 달리 밥과 식사를 겸해 취업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하지만 잡카페의 장점이 청년 취업 희망자들의 접근성만 장점으로 가진 것은 아니다. 잡카페는 내용면에서도 '펀잡' 개념을 성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영남이공대학 김춘중 학장은 "잡카페에서는 취업에 대한 부담감 해소와 함께 펀잡 기법의 비교적 접근이 쉬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색다른 취업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면서 "취업 희망자은 잡카페에서 자발적인 참여 유도와 더불어 즐기면서 취업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담없이 찾을 수 있을 장점"...이력서 작성부터 스터디 모임까지

잡카페의 요일별 프로그램

월요일 : 취업에 성공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
화요일 : 꼭 알아야하는 취업준비 정보
수요일 : 고용불안의 원인과 시사점
목요일 : 합리적인 개인신용 관리법
금요일 : 취업속보
토요일 : 취업한마당 개최
지난달 20일 잡카페는 최준섭 대구지방노동청장과 김춘중 영남이공대학장 등 관계자를 비롯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적인 오픈식을 가졌다. 이날 대학생들은 즉석에서 노동청 등이 준비한 직업선호도 및 적성검사를 받았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취업준비 대학생들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졸업 준비생인 곽용규(23·영남이공대학 보건과학계열 2년)씨는 "평소 취업에 대한 고민만 하다가 적성검사를 받으니 앞으로 진로와 취업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더구나 잡카페가 시내에 있어 친구들끼리 함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잡카페는 5월 들어서는 노동청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매주 요일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본격적인 취업지원 활동에 들어간다. 요일에 따라 기본적인 이력서 작성법에서부터 개인신용 관리법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또 잡카페에서는 취업을 위해 필요한 이미지 관리법과 해외 인턴 및 취업상담, 취업시 예절교육 등도 특강 형태로 열린다. 일상적으로도 구직·구인신청을 접수받는 한편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모임을 하거나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한다.

대학생 등 주로 20대 초반의 취업 희망자 뿐만 아니라 청소년 등 10대들을 상대로 한 취업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노동시장으로 잠재적 진입해야 할 인력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는 취지인 셈이다.

청년 취업 희망자들이 잡카페에서 주최한 취업과 관련한 특강을 듣고 있다.
청년 취업 희망자들이 잡카페에서 주최한 취업과 관련한 특강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에 따라 잡카페는 휴일과 방학 및 수능시험 이후 등 중·고등학생들이 다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기간 동안 직업관 확립을 위한 진로 지도와 전문가들과의 일대일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직 활동을 위한 지원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에 소재한 첨단기업 설명회를 비롯해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취업 희망자들의 만남의 장도 잡카페에서 이뤄지는 등 구인-구직을 연계하는 다양한 행사들도 준비돼 있다.

잡카페 성패는 '홍보'와 '참여'가 관건

'다가서는 행정'의 일환으로 전국 지방노동청 중에서 최초로 잡카페를 연 대구지방노동청은 이 사업을 앞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잡카페의 성패 여부는 홍보문제와 적극적인 참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 운영탁 취업지원팀장은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잡카페를 열어놨지만 정작 이용률이 낮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잡카페가 당장의 취업효과 못지않게 취업 문제를 현실적인 고민을 받아안을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도 하는 만큼 청년 취업 희망자들의 많은 참여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업 위해서는 긍정적인 자세가 가장 중요"
[일문일답] 전국 첫 잡카페 연 최준섭 대구지방노동청장

- 생소한 잡카페를 연 계기는?
"고용안정센터나 대학 내에 취업정보센터가 있지만 많은 이들이 쉽게 찾기는 힘들다는 여론이 있었다. 다가서는 행정을 위해서 젊은 층들이 자주 찾는 시내 중심가에 취업을 주제로 한 카페를 열기로 했다."

- 청년 실업에 대한 우려가 높다. 어떻게 보나?
"심각하다. 선진국인 유럽이 청년 실업률이 10%대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점점 더 선진국형으로 진행되면 청년 실업률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그만큼 일자리 창출 등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 청년 취업 희망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기본을 갖춰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일부 취업 희망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미달인 경우가 많았다. 긍정적인 자세와 함께 동시에 취업을 위한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고 본다."

- 전국 첫 잡카페를 열었다. 반응과 앞으로 계획은?
"노동부에서도 고무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다른 대학과도 연계해서 잡카페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공간만 확보된다면 지역 내에서도 다양한 곳에 잡카페를 개설하도록 추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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