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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이밖에도 KBS 새 주말극인 <소문난 칠공주>가 여배우들의 개성있는 호연에 힘입어 20.5%의 시청률로 상위권에 올라서며 판도 변화를 예고했고, SBS 금요드라마 <어느날 갑자기>(18.3%), 주말극 <사랑과 야망>(17.4%) 등이 고른 시청률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MBC는 <궁>과 <결혼합시다>가 종영한 이후 아직 후속작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서 시청률 경쟁에서 한발 밀려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너 어느별에서 왔니>(16.5%)만이 유일하게 시청률 톱 15를 유지했다.

예능 부문에서는 KBS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상상플러스>가 21.8%의 높은 시청률로 예능 분야 선두를 고수했다. KBS는 <개그콘서트>(19.1%), <비타민>(18.2%) <해피투게더 프렌즈>(17.8%) 등이 예능 분야 상위권을 거의 휩쓸며 절대 강세를 유지했다.

인기 프로그램 - 고무줄 편성, 엽기 행각 등으로 잇단 말썽

그러나 최근 들어 시청률 상위권을 다투고 있는 드라마, 예능 부문 각 인기 프로그램들이 잇단 악재에 휩싸이며 유명세를 톡톡하게 치르고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부문 시청률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상플러스>는 지난 한 주간 '이휘재 손가락 욕설'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제작진은 문제가 커지자 부랴부랴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팝업으로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정작 물의를 빚었던 본방송에서는 어떤 공식사과도 나오지 않은데다, 출연자들의 선정적인 말장난이나 비속어 남발 행태도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 비난을 사고 있다.

ⓒ KBS
최근 <상상플러스>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패널들의 재담과 영화 홍보쪽에 치우쳐서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잇단 악재에 시달리는 <상상플러스>가 지난 백상예술대상에서 <느낌표> <해피투게더-프렌즈> 같이 공공성 강한 작품들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하면서 자격 논란에 시달렸던 것도, 반성없는 이 프로그램의 선정주의에 대한 대중의 비판적인 시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드라마 부문 선두를 다투고 있는 <별여별남>과 <하늘이시여>는 가족드라마라는 장르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별여별남>의 경우, 평소 예비 며느리(김아중)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시어머니(박정수)가 며느리를 병원으로 데려가 낙태를 강요하는 패륜적인 내용을 여과없이 방영하여 빈축을 샀고, <하늘이시여>는 어린 시절 잃어버린 친딸을 자신의 의붓아들과 결혼시키는 어머니의 이야기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아지면서 벌써 두 번이나 연장방송을 발표하며 빈축을 산바 있는 <하늘이시여>는, 최근 세 번째 연장방송을 발표했다. 이번 '핑계'는 6월에 열리는 월드컵으로 인한 편성의 변화 때문, 후속작으로 예정된 <연개소문>의 촬영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당초 예정대로 첫 선을 보일 경우 월드컵으로 인하여 초반 홍보가 어렵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가 중반부를 넘도록 출생의 비밀과 조연들의 멜로 라인을 두고 지지부진한 이야기 진행으로 비난을 받으면서도, 극의 원활한 전개를 핑계삼아 끝없는 고무줄 편성을 남발하는 작가와 제작진의 행태는 시청률 만능주의의 폐단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처럼 최근 들어 방송가를 대표하는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비난의 표적이 되면서, 대중성과 공공성 사이를 오가는 방송의 정체성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선들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높은 인기에 따르는 유명세 정도로만 치부하기에는 방송이 가지는 사회적 파급력이 결코 적지 않다.

방송의 존재 이유는 궁극적으로 시청자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이처럼 일부 인기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을 볼모로, 무책임하고 선정적인 방송으로 전파를 낭비하고 있는 것은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시청률만 좋다면 어떤 행태도 용납되는 게 방송이라면, TV는 그저 생각없는 이들을 위한 바보상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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