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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 아카시아 나무에 까치집이?
형산강. 아카시아 나무에 까치집이? ⓒ 추연만
한 강태공이 텐트 칠 준비를 한다.
한 강태공이 텐트 칠 준비를 한다. ⓒ 추연만
휴일을 맞아 포항 형산강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였다. 어제 비가 와서인지 강물이 깨끗해 보인다. 많은 강태공들이 강가에 텐트를 치고 낚싯대를 드리운다. "물고기가 많이 잡히냐"는 물음에 "조금 전 큰 놈을 잡았다"고 자랑한 강태공은 "낚시는 손맛이다"며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그는 "몇 해 전에 비해 형산강에서 고기가 잘 잡힌다"면서 "강물이 깨끗해진 덕분이 아니겠느냐"고 이유를 밝혔다. 경주 하수종말처리장 준공으로 상류의 오염물질이 많이 차단돼 형산강이 한층 깨끗해졌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하여튼 강을 자주 찾는 사람을 통해 '강이 깨끗해졌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 날로 강물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보다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닌가?

형산강 수중보 근처의 왜가리
형산강 수중보 근처의 왜가리 ⓒ 추연만
형산강 갈대 사이로 새들이 날고
형산강 갈대 사이로 새들이 날고 ⓒ 추연만
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오다 보니 노니는 새들도 여럿 보인다. 특히 포항시민의 식수를 채취하려 만든 물막이 둑(수중보) 근처에 새들이 많이 모여 있다. 새들의 먹이인 물고기가 많기 때문이다.

은어와 같은 회귀성 물고기는 이 물막이 둑으로 인해 많은 수가 상류로 오르질 못하는 형편이다. 최근 하천정비를 하면서 남쪽에 어도(물고기길)를 따로 만든 것이 보여 퍽 다행이다. 생명이 꿈틀대는 형산강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러나 오염된 생활하수가 곧바로 형산강으로 흘러가는 현장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연일대교 옆 배수펌프장 수문 앞에 가면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겨 나온다. 희뿌연 색의 더러운 물이 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형산강으로 흘러간다. 언뜻 봐도, 오수유입 양이 만만찮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배수펌프장 사이로 나온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가 곧바로 형산강으로 흘러간다.
배수펌프장 사이로 나온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가 곧바로 형산강으로 흘러간다. ⓒ 추연만
오염된 생활하수는 곧바로 형산강으로 흘러간다.
오염된 생활하수는 곧바로 형산강으로 흘러간다. ⓒ 추연만
포항시에 따르면 이 오수는 포항시 남구 일원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의 일부로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형산강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오수를 하수처리장으로 모을 '차집관로'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실정으로 인해 포항의 하수발생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만이 위생 처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차집관로 증설을 하고 있으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당분간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 형산강으로 방류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형산강에는 적조가 발생한다. 연일대교 근처에서 자주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수펌프장을 통해 방류되는 오염 생활하수와 최근 매년 발생하는 적조와는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여럿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적조도 형산강 생태계가 파괴된 결과로 발생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분별한 생활오수 유입을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생명이 꿈틀대는 형산강을 더 깨끗이 살릴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지난해 형산강에 발생한 적조가 하류로 퍼진 장면
지난해 형산강에 발생한 적조가 하류로 퍼진 장면 ⓒ 최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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