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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눈 크게 뜨고 자세히 보면 파란 새순이 돋는 나무도 보이고 산자락 여기저기 진달래가 피어 있습니다. 노란 산수유와 더불어 봄을 알려주는 전령처럼 갈색 숲 속에 선홍빛 눈부신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탐스럽게 영글어 있습니다. 무어 그리 급한지 잎도 돋기 전에 꽃부터 피웠습니다.
다른 꽃보다 먼저 피어 선홍빛 꽃잎을 하늘거리는 진달래를 보면 문득 회색 빛깔의 유년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던 어린시절은 맹인 가수 이용복의 노래에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문득 돌아가고 싶은 옛 추억 속에는 선홍빛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습니다. 가난했지만 그리웠던 시절 봄날의 추억 속에는 늘 진달래가 피어 있었습니다.
"진달래만 찍지 말고 나도 찍어줘."
아내가 옆에서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습니다. 알았다며 진달래 옆에 서보라 했더니 아내는 진달래처럼 환한 웃음을 머금고 진달래 옆에 섰습니다. 아내도 어느새 진달래처럼 환한 꽃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