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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오후, 나무에 못을 박아 불조심 표지판을 설치했던 수통골(대전 유성구 덕명동) 입구에 다시 다녀왔다. 4월 4일자 기사에서 나온, 못을 박아 설치한 '불조심' 표지판은 모두 철거돼 있었다. 유성구청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힌 대로 바로 조치를 취해 주었다.

불조심 표지판의 철거 여부를 확인했던 날은 바로 식목일이었다. 산지 자원화를 위해 국민 모두가 나무를 심도록 1949년 대통령령으로 공휴일 지정된 식목일. 그 공휴일은 폐지(1960년), 공휴일 부활(1961년) 등의 과정을 거쳐 주5일 근무가 확대 실시된 올해부터 기념일은 유지되지만, 휴일에서는 제외됐다.

올해 식목일엔 예년보다 심은 그루수가 적었다고 한다. 올해부터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심은 나무의 그루 수는 적어졌지만, 산과 나무들에게 이번 4월 5일은 예년보다 더 행복했을 것 같다. 이번 식목일에는 8년 만에 처음으로 화재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못으로 고정된 표지판이 철거된 수통골 나무 열 그루도 더 행복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산들이 많이 변했다. 산들이 많이 울창해져 지금은 벌거숭이산을 찾아 볼 수 없다. 작은 야산이라도 길이 없는 곳은 들어갈 엄두를 낼 수 없을 만큼 나무들이 자라있다. 그동안 지속적인 산림 관리를 해온 덕분이리라. 이제 산림에 대한 생각도 심는 것에서 가꾸는 것으로, 양적인 성장 보다는 질적인 성장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산이 울창해졌으니, 나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베어 때던 땔감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는 자연으로 생각하자는 말이다. 더욱이 나무들은 대기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신선한 산소를 만들어 주며, 홍수나 산사태를 막아주고 쾌적한 쉼터를 제공하기도 하지 않던가?

소중한 역할을 하는 나무들이지만, 사람들은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소중함을 모르는 것뿐만 아니라 학대하기까지 한다. 동물에 대한 학대에는 큰 비판이 많지만, 풀과 나무 등 식물에 대한 학대에는 무관심하기까지 하다. 살아 있는 생물은 움직임 여부에 따라 동물과 식물로 나뉘는데, 움직임이 없는 것만으로 너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숲은 우리의 미래다."

산림청에서 산림의 소중함을 생각하도록 국도 변에 세워둔 표지판 글귀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숲은 지구가 생물의 터전으로 이어지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셈이다. 그리고 그 숲을 이루는 것이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아닌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좀더 큰 애정으로 나무와 풀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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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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