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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대학교에서 5일 등록금 동결을 위한 학부모 대책위 결성기자회견을 가졌다.
ⓒ 강무성
매년 높은 폭으로 인상되는 대학 등록금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경상대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등록금동결 모임을 결성, 행동에 나섰다.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3월 말에 20여명의 학부모가 발기인이 돼 대책위 결성을 준비했고, 현재 총여학생회장의 어머니인 송희둘(45)씨가 임시대표를 맡고 있다. 연대서명 등의 형태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히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는 상태.

이들 학부모대책위(준)는 지난 5일 12시 30분 경상대 중앙식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등록금 인상 전면 철회 ▲기성회 이사회 개혁 ▲조무제 총장이 학생들과 대화에 적극 나설 것 등을 대학 측에 강하게 요구했다.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학부모들
ⓒ 강무성
학부모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올해 경상대의 등록금 인상은 매우 부당한 일"이라며 "우리가 내는 등록금이 우리 아이들에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국고로 지어져야할 학교 건물을 짓기 위해 책정되고, 타 국립대학에서 실패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불투명한 사업에 쓰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무작정 책정된 것은 학부모들의 신뢰를 산산이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학부모대책위는 "학교 구성원의 대다수인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이 무시된 등록금 책정은 있을 수 없다"며 "로스쿨 유치를 위한 건물 신축 등이 정말 학교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일이라면 오히려 대학당국이 발 벗고 나서서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기성회 이사회 전반적 개혁 요구, 학생들과 연대 투쟁 나선다"

학부모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학 기성회 이사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학부모대책위는 "지금의 기성회 이사회는 대다수의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을 단 한 번도 듣지 않고 오로지 대학당국의 설명만 들은 채 등록금 인상율을 결정했다"며 "학부모들은 현재 기성회 이사회를 더 이상 우리 학부모들의 대표기구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대책위는 "등록금을 실제 납부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뒤로한 채 부당하게 진행된 2006년 경상대학교 등록금 인상 문제에 대해 해결해보고자 총장님과의 면담을 신청했으나 다른 일정이 있어 만날 수 없다고 했다"는 말에 분노를 느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조무제 총장을 향해 "학생이 없고, 학부모가 없는 학교는 있을 수 없듯, 대학 총장 스스로 과연 무엇이 우선 순위인가 깊이 생각해 보라"고 전했다.

▲ 학부모와 학생들이 퍼포먼스로 천에 등록금 동결과 기성회 이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내용을 적어 중앙식당 부근에 게시했다.
ⓒ 강무성
학부모대책위는 "오늘 이 자리에 선 우리 부모들의 마음은 우리네 자식들의 마음과 다를 바 없다"며 "이제 더 이상 우리 아이들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이며, 학생들과 함께 등록금 동결을 위해 나설 것을 밝혔다.

금보라 총학생회 학원자주화 추진위원장은 "등록금 동결을 위한 학부모 연대서명을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500여 통의 편지를 받았고, 하루 50여 통 씩 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지지와 연대를 통해 총장과 기성회 이사회에게 등록금 동결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대책위는 현재 대학본부 측에 기성회 규정에 정해진 대로 전체 학부모 총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으며, 추후 전체 학부모 회의를 거쳐 조직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더불어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과 연대활동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편 조무제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의 경상대 신경기능장애연구센터 개소식 참석 행사 등으로 출타했다. 따라서 학부모대책위는 오후 1시 30분에 대학본부에서 교무처장과 기획처장 등 대학집행부와 면담을 갖고, 대학본부 집행부들에게 등록금 동결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경상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대표들은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 강무성

덧붙이는 글 | 진주신문(http://www.jinjunews.com), 유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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