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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윤효정(우) 보건복지여성국장이 장봉순(좌) 할머니 집을 방문, 격려했다. 좌측은 김종문 북삼읍장.
경북도 윤효정(우) 보건복지여성국장이 장봉순(좌) 할머니 집을 방문, 격려했다. 좌측은 김종문 북삼읍장. ⓒ 이성원
경북도 윤효정 보건복지여성국장도 장 할머니 집을 방문, 이의근 도지사의 감사패를 전달했고, 칠곡군에서도 배상도 군수가 장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후 장씨를 격려했다.

윤 국장은 "지금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기탁하는 등 선행을 베푸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장 할머니의 장학금 기탁처럼 감동적인 것은 처음"이라며 "할머니의 좋은 뜻이 퇴색되지 않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씨는 "정부에서 노인 요양시설을 더 많이 지어 노인들이 죽을 때까지 이들을 편히 돌봐주면 좋겠다"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인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올해 83세의 기초생활수급자인 장복순 할머니는 30년 동안 저축한 600만 원을 북삼읍에 학생 장학금으로 기탁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600만 원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생활하는 장 할머니의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이다. 매달 읍사무소에서 받는 35만 원의 생계보조금과 경로 연금을 한 달 생활비로 쓰고 한 달에 2∼3만원씩 꼬박꼬박 모아온 돈이다.

장 할머니는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면 참 좋잖아. 공부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지 않겠어"라고 말했다.

현재 3평도 채 안 되는 단칸방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이 할머니의 지난 삶도 결코 평탄치만은 않았다. 17살 때 영천 화북에서 목수인 남편에게 시집와 대구역 앞에서 가구공장을 하면서 꽤 부유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남편이 빚보증을 잘못 서 전 재산을 날리고 남편의 고향인 북삼읍으로 왔다. 몸이 약했던 남편 대신 혼자 돼지와 소를 키우고, 남의 집에서 일해주고 받는 품삯으로 연명했다. 자식이 없어 환갑이 넘도록 부부 둘이서 단출하게 살았다. 그나마 20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그때부터 인근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막노동과 청소일로 생계를 이어왔다.

평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장 할머니는 83세의 고령임에도 건강하다. 성격도 깔끔해 평생 미장원 한번 가지 않고 자신이 개발한 머리 스타일로 정결을 유지한다. 집안에는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성격이 좋아 이웃들과도 잘 어울린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씩 북삼읍 사회복지사 박경미(33)씨가 찾아와 말벗이 돼준다.

장봉순 할머니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지역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장씨를 본받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장복순장학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역민 스스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3억 원 정도의 장학기금을 마련, 정식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삼읍 복지회관이 내년쯤 완공되면 복지회관 마당에 장 할머니의 뜻을 기리는 기념비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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